SBS 새 수목드라마 '쓰리데이즈'가 위풍당당 출사표를 던졌다. 준비 기간만 2년, 16부작 미니시리즈에서는 보기 드문 100억대 제작비, '싸인' '유령' 등 장르물로 재미를 본 김은희 작가와 '뿌리 깊은 나무' 연출에 참여했던 신경수 PD의 의기투합. 한류스타 겸 배우 박유천, 연기의 신 손현주, 연기파 장현성과 윤제문 등 출연진 등 포장만도 화려한데 내용물도 꽤 알찼다.
지난 5일 첫 방송된 '쓰리데이즈'는 대통령 이동휘(손현주 분)와 그의 경호관 한태경(박유천 분)의 인연과 사연을 촘촘히 그려내며 긴장감 있는 포문을 열었다. 한태경은 경제수석의 아들이자 대통령 이동휘의 경호관이다. 아버지의 부음을 접하고도 대통령 경호 본분에 매달렸던 한태경은 부친의 죽음에 의문을 품고 이를 파헤치기 시작했다. 의중을 알 수 없는 미스터리한 대통령 이동휘는 전용별장으로 휴가를 간 상태.
그러나 한태경의 아버지의 죽음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대통령이 죽을지도 모른다는 위험을 감지하고 그를 구하기 위해 휴가지로 내달렸다. 가까스로 도착한 별장 앞에서 그는 세발의 총성을 들었다.

이날 '쓰리데이즈' 첫 회는 이동휘와 한태경의 캐릭터와 관계, 그리고 대통령 암살에 이르는 과정을 속도감 있게 풀어내며 안방을 접수했다. 손현주와 박유천 두 사람의 연기는 흠잡기 어려웠고 김은희 작가의 대본은 '유령'과 '싸인' 애청자들의 반가움을 살만큼 쫄깃했다. 거액의 제작비를 투입한 덕인지 영상미를 포함한 전체적인 스케일 면에서도 두드러졌다. 국내 드라마에선 보기 드문 장관이 60분이 넘는 시간 동안 흡인력을 발휘할만 했다. 그래서 다수의 시청자들 사이에서 수사물 미드를 보는 듯하다는 호평도 쏟아졌다.
'쓰리데이즈'는 소재 자체만으로 자칫 무겁고 늘어질 수 있는 한계가 있었다. 대통령의 암살과 이를 둘러싼 미스터리를 파헤치는 내용 자체가 캐주얼하고 대중적이긴 쉽지 않다. 장르의 특성상 젊은 시청자들에게 어필하기는 쉽지만 중장년층의 입맛까지 사로잡을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그러나 첫 방송 이후 쏟아진 시청자들의 반응은 상당히 고무적이다. 최근 들어 갈수록 미드식 수사물과 스릴러 장르에 익숙해진 남녀노소 시청자들이 꽤 다양한 호평을 쏟아낸 것. 손현주 박유천 등의 연기력에 대한 긍정적 의견들과 더불어 촘촘한 스토리와 눈이 시원한 영상미, 통큰 스케일이 고루 호평을 따낸 모습이다. 각종 SNS와 온라인 게시판에는 '쓰리데이즈'의 향후 전개를 기대하는 목소리들이 속속 올라왔다.
앞서 제작진은 작품에 대해 미드와 견주며 자신감을 드러낸 바 있다. 비교적 대중적인 로맨틱 코미디나 가족극 장르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싸인'에 이어 '유령', 그리고 '쓰리데이즈'까지 끊임없는 장르 드라마의 생산에 공을 들이는 방송사와 제작사의 노력도 높이 살만 하다.
'쓰리데이즈'가 첫 닻을 올리며 얻은 호평을 그대로 이어갈 수 있을지, 마니아의 드라마가 아니라 흥행까지 일군 수작으로 기억될지 그 행보에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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