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46일만의 한방' 박주영, 홍명보 감독과 '윈-윈'
OSEN 우충원 기자
발행 2014.03.06 03: 52

'한방'으로 마무리 됐다. 더이상 테스트는 필요 없었다. 박주영(왓포드)는 자긴에게 주어졌던 마지막 시험을 완벽하게 마무리 했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축구국가대표팀은 6일 새벽 2시(이하 한국시간) 그리스 아테네 카라이스카키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그리스 축구대표팀과의 평가전에서 전반 18분 터진 박주영의 결승골과 후반 10분 손흥민의 추가골에 힘입어 2-0으로 완승을 거뒀다. 한국은 그리스와의 역대 A매치전적에서도 3승 1무로 압도적인 우위를 지키게 됐다.
박주영은 한방이 필요했다. 홍명보 감독이 그를 선택한 여러가지 이유가 있었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확실한 골 결정력이기 때문이다.

박주영은 시작과 함께 결정적인 기회를 만들었다. 전반 6분 상대 진영 페널티 박스 정면에서 볼을 잡은 박주영은 오른쪽으로 달려 들어오던 이청용(볼튼)에게 날카롭게 연결했다. 이청용의 오른발 슈팅이 비록 상대 골키퍼에게 막히기는 했지만 절묘한 패스였다.
전반 18분 박주영은 고대하던 골을 뽑아냈다. 박주영은 손흥민의 침투 패스를 받아 박스 왼쪽으로 침투해 오른발 슈팅으로 골을 터트렸다.
박주영이 A대표팀에서 마지막으로 골을 기록한 것은 2011년 11월 11일에 열린 아랍에미리트연합(UAE)과 월드컵 아시아예선이었다. 무려 846일 만의 A매치 득점포다.
13개월 만에 대표팀 유니폼을 입은 상황에서 화끈한 골로 자신의 입지를 되찾을 수 있을지가 관심사였다. 그러나 실망시키지 않았다. 이번에 소집된 선수 가운데 가장 많은 A 매치 득점인 23골을 기록하고 있는 박주영은 주전경쟁서도 완벽하게 이겨냈다.
EPL 아스날에서 전력 외 취급을 받았던 박주영은 2부리그인 챔피언십 왓포드로 임대 이적했다. 경기에 꾸준히 출전하기 위해서였다. 그러나 왓포드서도 별다른 기회는 잡지 못했다. 그만큼 부담이 컸다. 따라서 박주영은 논란의 대상이었다. 경기에 나서야 대표팀에 선발하겠다는 홍 감독의 원칙에는 맞지 않았다.
우려가 많았기 때문에 부담이 클 수 있었다. 그러나 오랜만에 대표팀에 합류해서도 박주영은 큰 부담을 갖지 않았다. 그리스전을 앞두고 마지막 경기라고 생각할 정도로 굳은 각오를 했다.
그런 각오가 경기에 제대로 영향을 미쳤다. 물론 박주영이 폭발적인 움직임을 보인 것은 아니다. 하지만 그에게 주어졌던 딱 한번의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강력한 왼발 슈팅으로 그리스 골키퍼를 쓰러트렸다. 비록 주전 골키퍼가 아니었지만 중요한 것이 아니다.
홍명보 감독의 선택을 증명했다. 또 선택에 따른 책임을 완벽하게 이뤄냈다. 박주영의 활약으로 홍명보 감독은 그를 선택할 수밖에 없게 됐다. 학연이라는 비야냥까지 들어가면서도 선수를 믿고 선발한 홍명보 감독 그리고 그 믿음을 그라운드서 보여준 박주영은 함께 웃을 수 있게 됐다. 또 긴 시간이 필요하지 않았다. 45분간의 테스트는 완벽하게 마무리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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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테네(그리스)=김영민 기자 ajyoung@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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