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제품 돋보기] 아디다스 ‘스프링블레이드’, 이보다 더한 실험정신이 있을까?
OSEN 강희수 기자
발행 2014.03.06 08: 39

“상상하는 것이 가장 어려웠다.” 아디다스 ‘스프링블레이드’를 보노라면 이 정도 말이 나올 법했다. ‘상상 속에서만 존재할 법한’ 것들이 현실이 돼 제품으로 만들어져 나오기 때문이다.
‘스프링블레이드’는 일단 사진만으로도 보는 이들을 깜짝 놀라게 하기에 충분하다. ‘스프링블레이드’에는 신발 밑창이 아예 없다. 대신 물고기 비늘같이 생긴 블레이드가 그 구실을 대신하고 있었다.
물론 이런 모습의 러닝화를 예전에도 상상은 했을 것이다. 하지만 비늘같이 생긴 블레이드가 체중을 지탱하도록 하는 기술이 없었을 것이다. 아디다스는 ‘상상 속의 존재’를 현실로 만들어 냈다.

‘스프링블레이드’의 블레이드는 언뜻 자동차의 서스펜션을 연상시킨다. 바퀴가 받는 노면의 충격을 탑승자에게 전달 되지 않도록 하기 위한 충격 흡수장치가 서스펜션이다. 이 서스펜션에는 스프링이 중요한데 이 스프링에는 코일처럼 생긴 ‘코일스프링’이 있고 얇고 긴 널빤지 모양의 평판을 여러 장 덧대 만든 ‘리프스프링’이 있다.
‘코일스프링’이든 ‘리프스프링’이든 하는 일은 똑같다. 노면에서 올라오는 충격을 흡수해야 하기 때문에 승차감을 좌우하는 결정적인 요인이 된다.
아디다스 ‘스프링블레이드’는 자동차로 치면 서스펜션에 해당하는 장치를 사람이 신는 신발에 적용하려 했다. 그것도 아주 노골적으로 말이다.
그렇다면 이 그로테스크한 러닝화를 신었을 때는 어떨까? 분명 일반적인 일체형 밑창보다 바닥에 착 닿아 있다는 느낌은 덜했다. 대신, 체중이 공중에 떠 있는 느낌이 오는 가운데 몸을 끊임없이 어디론가 움직여야 할 것 같은 상태가 만들어졌다.
 
‘스프링블레이드’는 한쪽에만 16개의 블레이드를 달고 있다. 하이테크 폴리머로 만들어진 16개의 고탄력 블레이드들은 말 그대로 발에 달린 ‘스프링’ 구실을 했다. 뛰는 발이 바닥에 닿을 때 발생하는 에너지를 흡수했다가 진행방향으로 에너지를 뿜어내 추진력을 만들어 냈다. ‘리턴 에너지’가 최고조에 이를 수 있도록 각각의 블레이드가 걸음을 옮길 때마다 독립적이면서도 통일 된 동작을 한다.
최적의 ‘에너지 리턴’을 위해 바닥 앞쪽 1/3 지점의 경사도가 기가 막힌 역할을 해내고 있었다. 일반적인 러닝화는 바닥이 전반적으로 편평하지만(앞쪽이 살짝 들리는 정도), ‘스프링블레이드’는 앞쪽 1/3 지점에서 급격하게 경사도가 커진다.
이 경사도는 걸음을 옮길 때마다 진행방향으로 툭툭 치고 나갈 수 있도록 순간적인 에너지를 만들어준다. 마치 물레방아의 물받이에 물이 가득 차는 순간, 물이 아래로 쏟아지면서 바퀴가 돌아가는 것처럼 순간적으로 꺾이는 경사도로 인해 러너의 발바닥은 부가적인 추진력을 얻고 있었다. 아디다스가 자랑하는 ‘기하학적 구조’는 에너지 리턴의 효율성을 이렇게 높이고 있었다.
 
‘스프링블레이드’의 효율성이 확인 되자 걱정스러운 것은 지속성이다. 일체형 밑창도 오래 신으면 공간이 꺼지거나 신축성이 떨어지기 마련이다. 신발 바닥에 경사진 채 독립적으로 붙어 있는 블레이드가 장기간 신었을 때도 원래의 모양과 기능을 해낼 수 있을까?
여기에 대해 아디다스는 “각 스프링을 확인하기 위해 6년이라는 제작 기간을 통해 수백 가지 물질을 테스트했다. 지속성 유지를 위해 엄격한 탄도 테스트를 시행했다”고 밝히고 있다. 테스트 결과 ‘스프링블레이드’는 표준 EVA 쿠셔닝 신발보다 높은 온도저항성을 갖췄다고 한다.
100c@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