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톱고민의 해결책은 박주영(29, 왓포드)이었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축구국가대표팀은 6일 새벽 2시(이하 한국시간) 그리스 아테네 카라이스카키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그리스 축구대표팀과의 평가전에서 전반 18분 터진 박주영의 결승골과 후반 10분 손흥민의 추가골에 힘입어 2-0으로 완승을 거뒀다. 한국은 그리스와의 역대 A매치전적에서도 3승 1무로 무패행진을 이어갔다.
홍명보 감독에게 ‘원톱부재’는 꼬리표처럼 따라다니는 고민이었다. 그간 김동섭, 서동현 등 여러 국내파 스트라이커들이 시험대에 올랐지만 모두 탈락했다. 해외파 지동원도 믿음을 못 주기는 마찬가지였다. 그나마 최근 김신욱이 가장 경쟁에서 앞섰나가는 형국이었다. 하지만 김신욱은 멕시코전과 미국전에서 무기력한 모습을 보였다. 홍명보 감독은 이근호를 공격수로 돌리는 ‘제로톱’ 등을 써봤지만 궁여지책이었다.

해묵은 고민은 박주영의 복귀로 한 방에 해결됐다. 손흥민의 패스를 받아 감각적으로 선취골을 뽑은 박주영의 발리슛은 시사하는 바가 컸다. 이제 누구도 박주영의 실력을 의심하는 사람은 없다. 이번 골로 박주영은 사실상 브라질로 가는 티켓을 예약했다.
홍명보호의 남은 문제는 수비불안이다. 무실점을 했지만 그리스전 수비는 불안했다. 특히 공중볼 다툼과 여기서 파생되는 2차 공격에 속수무책이었다. 그리스가 골대를 맞추는 불운이 이어지지 않았다면 실점했을 장면이 수차례 나왔다. 수비수와 골키퍼의 유기적인 호흡도 아쉬웠다. 이날 홍정호와 정성룡은 사인이 맞지 않아 서로 공중볼을 다투는 장면이 나왔다.
경기 후 홍명보 감독은 “가운데 중앙 수비가 뚫린 건 몇 차례 없었다. 상대 롱볼에 의한 세컨볼 때문이다. 헤딩력이 좋은 선수에 의해 떨어지는 세컨볼에서 찬스를 줬다. 어린 선수들에게는 좋은 경험이 됐을 것“이라며 크게 수비문제를 거론하지는 않았다.
수비수들 간의 호흡은 하루아침에 이뤄지지 않는다. 브라질 월드컵까지 시간은 얼마 남지 않았다. 국내파와 해외파로 구성된 선수들이 서로 호흡을 맞출 기회도 적다. 홍명보호는 5월에 23인 정예멤버가 발표된 뒤 본격적으로 수비조직력을 다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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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테네(그리스)=김영민 기자 ajyoung@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