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주영의 부활, 박지성의 존재 잊게 만들었다
OSEN 서정환 기자
발행 2014.03.06 06: 46

비로소 홍명보호가 박지성(33, 아인트호벤)의 그림자를 지웠다. 대안은 완벽하게 부활한 박주영(29, 왓포드)이었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축구국가대표팀은 6일 새벽 2시(이하 한국시간) 그리스 아테네 카라이스카키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그리스 축구대표팀과의 평가전에서 전반 18분 터진 박주영의 결승골에 힘입어 2-0으로 완승을 거뒀다. 박주영의 첫 골을 도운 손흥민은 1골, 1도움을 올렸다. 구자철은 손흥민의 두 번째 골을 어시스트했다.
당초 홍명보 감독은 국내파와 해외파를 아우를 수 있는 베테랑의 존재를 원했다. 이 때 마다 등장한 이름이 박지성이었다. 지난 1월 미국전지훈련에서 박지성의 복귀여부는 대표팀의 최대화두였다. 마침 국내파들의 부진이 이어지면서 박지성의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됐다. 박지성은 지난 2월 네덜란드서 홍명보 감독과 만났다. 이 자리서 박지성은 대표팀 복귀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밝혔다.

더 이상 대표팀에 박지성은 없다. 그렇다고 리더가 필요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홍명보 감독이 꾸준히 박주영을 원한 것은 단지 원톱부재 때문만은 아니었다. 선수들이 믿고 따를 수 있는 실력과 리더십을 가진 선수가 필요했기 때문이었다. 홍 감독은 지난 2012년 런던올림픽에서 와일드카드로 출전한 박주영의 리더십에 마음을 뺏긴 것으로 알려졌다.
박주영은 언론을 기피하는 모습과 병역기피 의혹 등으로 팬들에게 좋지 않은 이미지가 남아있다. 하지만 선수들 사이에서 박주영만큼 리더십을 발휘하는 선수를 찾기 어렵다고 한다. 박주영은 구자철, 손흥민 등 유럽에서 뛰는 후배들과 스스럼없이 어울리고 있다. 박주영처럼 해외파들에게 직접적인 조언을 해줄 수 있고, 국내파들에게 실력으로 존경을 얻을 수 있는 선수는 많지 않다. 월드컵에서 골을 넣었던 큰 무대 경험까지 더해진 박주영은 홍명보 감독이 원하는 리더의 자격을 모두 갖추고 있다.
그리스전 결승골로 박주영은 브라질로 가는 확실한 티켓을 손에 쥐게 됐다. 아울러 소속팀 왓포드에서의 입지도 큰 변화가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박주영이 풀타임을 뛸 수 있는 체력을 회복한다면 한국대표팀의 브라질 월드컵 16강 진출도 불가능은 아닐 것이다. 이제 팬들은 박지성이 아닌 박주영을 주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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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테네(그리스)=김영민 기자 ajyoung@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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