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r 미야자키’ 정대현, 체인지업으로 좌타자 사냥
OSEN 조인식 기자
발행 2014.03.06 06: 52

두산 베어스 좌완 정대현(23)은 이번 스프링캠프에서 코칭스태프의 눈을 사로잡았다. 일본 미야자키에서 진행된 팀의 스프링캠프에서 투수들 중 가장 좋은 컨디션으로 외야수 박건우와 함께 팀에서 자체 시상한 ‘미스터 미야자키’에도 선정됐다.
매년 스프링캠프에서만 기대를 모으다가 정작 시즌이 되면 기대만큼의 활약을 보이지 못한다는 지적도 있었지만, 올해는 다르다는 의견도 팀 내부에서부터 나오고 있다. 송일수 감독을 비롯한 코칭스태프들은 최근 가장 발전한 투수를 꼽을 때 정대현의 이름을 빼놓지 않고 있다.
정대현은 이번 캠프에서 달라진 투구폼을 선보였다. 투수 시에 킥을 길게 하고 팔 스윙은 간결하게 가져가 효과를 본 정대현은 “시범경기까지 해봐야 알 것 같다”며 자신감을 드러내지는 않았다. 하지만 “지난해 좋지 않아 막판에 투구 폼을 바꿨는데 구속이 늘어나고 힘도 실려서 좋다”며 바뀐 폼이 준 효과 역시 숨기지 않았다.

정대현에게 기대를 걸고 있는 송 감독은 정대현의 슬라이더를 높게 평가하고 있다. 다만 과감하게 몸쪽 승부를 걸지 못하는 점을 아쉽게 생각했다. 정대현도 이를 잘 알고 있어 이번 캠프에서 좌타자들을 상대로 몸쪽에 많은 공을 뿌리며 몸쪽 제구를 점검했다.
정대현은 이번 시즌 보직에 구애받지 않고 만나는 타자들과의 승부에 집중하겠다는 생각이다. 그렇지만 대부분의 투수들이 그렇듯 미래의 목표는 분명 선발이다. “불펜이든 선발이든 관계없이 잘 막아서 나중에는 선발이 되고 싶다”며 정대현은 단기적인 목표와 함께 장기적인 목표를 드러냈다.
선발로 가는 길은 좌타자 상대 승부에서 나온 결과에 달렸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좌타자를 만나서 싸우는 법을 알아야 우선 맡게 될 자리에서 좋은 성적을 거둬 향후 선발 로테이션에 결원이 생겼을 때 선발투수로 도약할 기회도 생긴다. 정대현에게 이번 시즌의 화두는 좌타자 상대다.
좌타자를 잡기 위한 정대현의 무기는 체인지업이다. 원래 던지던 공이기는 했지만 좌타자를 상대로 구사 비율을 늘리는 것이 포인트다. 슬라이더는 좌타자 기준에서 봤을 때 바깥쪽으로 빠져나가는 공이지만, 반대로 체인지업은 몸쪽으로 파고든다. 서로 다른 방향으로 향하는 두 변화구를 함께 활용하면 타자들에게 혼란을 줄 수 있다는 것이 정대현의 생각이다.
또한 몸쪽으로 흘러 들어가는 체인지업은 송 감독이 주문한 몸쪽 승부와도 직결되는 공이다. 감독의 뜻과 자신의 구상을 섞어 새 시즌을 준비하고 있는 정대현이 체인지업을 비율을 늘려 좌타자 킬러로 거듭날 수 있을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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