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에서는 '중고 신인왕'이라는 말이 어색하지 않다. 프로와 아마의 수준차가 나날이 커지게 됨에 따라 첫 해부터 활약하는 괴물 신인들이 사라졌다. 2007년 두산 투수 임태훈을 마지막으로 지난 6년간 중고 선수들이 신인왕을 휩쓸었다.
중고 신인왕은 프로야구에 있어 하나의 시대적 흐름이 되어가고 있다. 올해도 예외 없을 전망이다. 순수 신인들도 주목받고 있지만 시즌에 들어가면 '프로 물' 먹어본 중고 신인들이 두각을 나타내기 마련이다. 어느 때보다 주목해야 할 후보들도 많은 편이다.
LG 좌완 윤지웅은 가장 주목받는 중고 신인이다. 지난 2011년 넥센에서 데뷔한 그는 이후 2년간 경찰청에서 군복무했다. 첫 해 중간에서 53경기를 나왔지만, 투구이닝이 28⅔이닝으로 30이닝 기준을 넘지 않아 신인왕 자격을 유지했다. LG의 선발 한 자리를 놓고 경쟁하는 그는 경찰청에서 선발과 구원으로 모두 가능성을 보여줬다. 어느 보직이든 1군 붙박이 활약을 기대할 수 있는 자원이다.

두산 외야수 박건우도 주목해야 할 인물이다. 2009년 두산 입단한 박건우는 데뷔 후 56타석을 소화, 60타석 기준을 넘기지 않았다. 신인왕 자격을 유지한 그는 올해 송일수 신임감독으로부터 기대주로 낙점받았다. 두산의 외야 경쟁이 치열하지만 2군에서부터 꾸준히 가능성을 보여준 유망주이기 때문에 기대치가 높다. 송일수 감독이 지난해 2군 감독 때부터 눈여겨본 만큼 기회가 주어질 전망이다.
삼성 외야수 문선엽도 주목대상이다. 2010년 삼성에서 데뷔한 그는 아직 1군 경험이 전무하다. 하지만 지난 2년간 경찰청에서 군복무하며 기량이 일취월장했고, 류중일 감독 2기를 맞아 새로운 황태자로 급부상 중이다. 스프링캠프 연습경기를 통해 눈도장을 받았고, 1군 진입과 함께 외야 한 자리 위협하는 견제 세력으로 떠올랐다.
넥센 우완 투수 조상우도 2년차 시즌을 맞아 1군 진입을 기대하는 중고 신인이다. 지난해 1군 5경기에서 8이닝만 소화했던 조상우는 150km 이상 강속구를 뿌리는 파이어볼러로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지난해 2군에서 체계적인 지도로 관리받은 그는 올해 넥센 1군 불펜의 새로운 자원으로 염경엽 감독의 기대를 한몸에 받고 있다.
계약금 6억원을 받고 NC에 입단한 대형 유망주 윤형배도 빼놓을 수 없다. 지난해 우선지명으로 NC 유니폼을 입었지만, 어깨와 손목 부상으로 1군에 모습을 드러내지 못한 윤형배는 올해를 잔뜩 벼르고 있다. NC의 투수진이 몰라보게 두터워져 1군 진입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지만 강력한 구위로 불펜 한 자리를 노린다.
이외에도 경찰청에서 군제대한 롯데 내야수 오승택이 주전 3루수 황재균을 위협하며 주목받고 있고, 상무에서 군복무를 마친 넥센의 정통 언더핸드 투수 김대우도 2011년 27이닝만 던져 신인왕 자격을 유지하고 있다. 두산 207cm 장신 투수 장민익, 한화 군제대 투수 구본범과 윤기호도 향후 변수가 될 수 있는 중고 신인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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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지웅-박건우-조상우-윤형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