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인왕국 한화? 알짜 새내기 지명 뒷이야기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4.03.07 06: 24

한화 김응룡 감독은 올해 스프링캠프에서 신인들에게 수시로 만족감을 나타냈다. 김 감독은 과거 해태 시절부터 신인들을 치켜세우며 기존 선수들을 긴장시키는 방법으로 경쟁을 유도했다. 캠프 때마다 김 감독이 신인들을 칭찬하는 건 하나의 연례 행사와 같았다. 
그런데 올해는 단순한 립서비스가 아니다. 김 감독은 캠프 종료 후 구단과 가진 인터뷰에서 "좋은 선수들이 많이 들어왔다"며 "신인 투수 황영국과 최영환, 포수 김민수는 개막 엔트리에 들어도 될 정도"라고 말했다. 실제로 김 감독은 캠프 연습경기에서 이들을 집중적으로 내보냈고, 시범경기도 기회를 줄 생각이다. 
일종의 반전이라면 반전이다. 지난해 신인드래프트 지명 전까지만 하더라도 한화는 암울한 분위기였다. 1차 지명 대상자로 여겼던 천안북일고 유희운이 신생팀 kt에 우선 지명받는 바람에 직격탄을 맞았다. 당시 김응룡 감독도 "최악의 상황"이라며 안타까움을 금치 못했다. 

2차 지명에서도 NC와 kt에 밀려 최상위 순번을 지명할 수 없었다. 지난 몇 년간 하위권에 그친 한화였지만, 불운하게도 신생팀의 창단과 맞물려 기회를 누리지 못했다. 때문에 벌써 1군 전력으로 기대받고 있는 황영국·최영환·김민수 지명은 고무적이라고 할 수 있는 부분이다. 
황영국은 한화가 유희운의 대체자로 선택한 선수다. 지난해`초까지 황영국은 크게 주목받지 못했다. 구속이 130km대 초반에 그쳤기 때문이었고, 유희운은 급속도로 성장 중이었다. 특히 5월 열린 황금사자기에서 유희운의 주가가 최고로 치솟았다. 이때부터 한화 스카우트팀이 바빠졌다. 
만약을 대비해 대체 자원을 물색하는 과정에서 황영국이 눈에 들었다. 한 달간 청주고 경기와 훈련을 빠짐없이 지켜보며 황영국의 가능성을 꼼꼼하게 따졌고, 유희운의 kt행에 따라 1차 지명자로 결정했다. 세광고 안상빈(kt)도 후보였으나 제구력이 뛰어난 황영국으로 최종 결정했다. 황영국은 1차 지명 이후 청소년대표에 발탁될 만큼 기량 급성장하며 스카우트팀을 흡족케 했다. 
캠프에서 새로운 스타로 떠오른 최영환도 깜짝 지명이라 할만하다. 대학야구에서 실력을 인정받은 최영환이지만, 백스윙이 짧은 독특한 투구폼 문제로 위험 부담이 있다는 평가였다. 1차 지명에서 롯데의 선택을 받지 못한 이유. 하지만 한화는 2차 1순위로 최영환을 지명했다. 지명 당시 한화는 "150km를 던지는 투수"라고 최영환을 소개했다. 
한화 스카우트팀은 장기적인 차원에서 팀에 부족한 구원투수 특히 장래 마무리감을 찾았고, 최영환의 가능성을 꾸준히 체크했다. 지명 당시 "최영환이 150km를 던지는 게 맞는가"라는 의문의 목소리도 있었지만 오랜 시간 관찰하고 눈여겨본 결과는 틀리지 않았다. 올해 캠프에서 최영환을 벌써 151km 강속구로 존재감을 떨치고 있다. 
2차 2번 전체 24순위로 입단한 포수 김민수는 즉흥적으로 지명한 케이스다. 그가 1라운드에서 지명될 것으로 예상했으나 의외로 2라운드까지 넘어왔고, 포수 자원이 부족한 한화는 과감하게 계획을 바꿔 그를 지명했다. 오랜 시간 발품을 팔며 관찰한 노력에 운까지 따른 것이다. 
한화는 지난해부터 현장 및 스카우트 경험이 풍부한 정영기 스카우트 팀장을 필두로 스카우트팀 인원을 5명으로 늘렸다. 각 지열별로 분담해 전국대회는 물론 지방대회 및 연습경기까지 최대한 많은 경기를 직접 관찰 중이다. 확률 높은 지명이 '신인왕국 한화' 탄생을 기대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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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영국-최영환-김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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