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미존 수술의 창시자로 야구사를 바꿔놓았던 프랭크 조브 박사가 숨을 거뒀다.
미국 복수매체에 따르면 LA 다저스가 “7일(한국시간) 프랭크 조브 박사가 향년 88세를 일기로 생을 마감했다고 공식 발표했다”고 전했다. 토미존 수술을 최초로 집도하며 많은 투수들의 야구 인생을 바꿔 놓은 조브 박사는 50년 가까이 다저스 주치의로도 활동해왔다.
다저스 주치의였던 조브 박사는 지난 1974년 팔꿈치 척골 측부인대 파열로 선수생활에 위기가 닥친 토미 존을 상대로 혁신적인 수술을 제안했다. 건강한 팔에 있는 근육의 힘줄을 부상당한 팔에 옮겨 심는 것. 수술 후 1년 반에 걸친 재활 끝에 복귀한 토미 존은 이후 13년 동안 164승을 챙기는 등 통산 288승 투수로 이름을 남겼다.

조브 박사가 혁신적인 토미 존 수술법을 제안했던 데에는 다저스 왼손 전설 샌디 쿠펙스가 있었다. 쿠팩스는 5년 연속 리그 평균자책점 1위와 3관왕 3번, 4년 연속 노히트노런에 1번의 퍼펙트게임 등으로 메이저리그 역사 한 페이지를 장식했지만 부상으로 31살에 마운드를 내려왔다.
조브 박사는 생전에 “쿠펙스는 ‘내가 만약 10년 먼저 수술법을 생각했다면’이라는 생각이 들게 만든다. 그랬다면 아마 그 수술은 ‘쿠팩스 수술’이라고 불려졌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조브 박사는 쿠팩스가 가졌던 부상도 팔꿈치 부분이라고 확신했었다.
토미 존 수술 당시 5%에 불과했던 완치율도 현재 95% 수준으로 높아졌다. 높아진 완치율 덕분에 많은 선수들이 토미존 수술로 투수 생명을 연장했다. 뱀직구로 유명한 임창용(시카고 컵스, 38)과 돌부처 오승환(32, 한신 타이거스)도 토미존 수술과 성공적인 재활프로그램을 통해 정상급 기량을 지켜나가고 있다.
스탠 카스텐 다저스 사장은 조브 박사 타계 소식에 조의를 표했다. 카스텐 사장은 “조브 박사의 헌신은 다저스에 도움이 됐을뿐만 아니라 전세계 스포츠사에 유례가 없었다”며 “그는 의학계의 거물이자 개척자다”라고 했다. 이어 “미래에도 선수들은 선수생활을 지속시켜 나갈 수 있도록 도움을 준 그에게 감사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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