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봉 6억 8000만 원이 전혀 아깝지 않았다. 문태종(39, LG)이 LG에게 창단 첫 정규리그 우승의 숙원을 풀어줄 기세다.
LG는 7일 울산동천체육관에서 벌어진 2013-2014시즌 KB국민카드 프로농구 6라운드에서 홈팀 울산 모비스를 80-67로 물리쳤다. 이로써 양 팀은 시즌 40승 13패로 동률이 됐다. 다만 양 팀의 맞대결 골득실에서 LG가 +9점으로 앞서 단독선두에 등극하게 됐다. LG는 7일 KT와의 정규시즌 최종전에서 승리할 경우 창단 첫 우승을 확정짓게 된다.
해결사는 문태종이었다. 모비스는 양동근, 함지훈, 문태영의 연속 7점으로 기선을 잡았다. 데이본 제퍼슨은 1쿼터 10점을 터트리며 대등한 승부를 이어갔다. LG의 확실한 비교우위는 승부처에서 터지는 해결능력이었다. 중심에 문태종이 있었다.

문태종은 1쿼터 중반 동생 문태영과 공을 다투다 충돌했다. 문태영의 손목에 출혈이 있을 정도로 형제지간에 전혀 양보가 없었다. 그만큼 문태종 역시 생애 첫 우승이 간절했다. 문태종은 2쿼터부터 본격적으로 터졌다. 그는 3점슛 두 방 포함, 8점을 몰아넣어 LG에 리드를 안겼다.
3쿼터 중반 24초 제한시간이 1초 남은 가운데 김진 감독은 작전시간을 불렀다. 문태종의 3점슛 패턴을 지시했다. 공을 잡아 슈팅하기에 너무 시간이 적었다. 하지만 문태종은 보란 듯이 3점슛을 꽂았다. 4쿼터에도 모비스의 추격이 한창 거셀 때 냉정하고 차갑게 3점슛을 꽂았다. 일말의 망설임도 없었다. 4쿼터 중반 문태종은 로드 벤슨의 골밑슛까지 찍어내렸다.
오프시즌 LG는 자유계약선수였던 문태종에게 무려 6억 8000만 원이라는 프로농구 최고연봉을 제시해 1년 계약을 맺었다. 아무리 문태종이 뛰어나지만 너무 많이 줬다는 의견이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문태종은 고비 때마다 해결사 역할을 해내며 우려를 불식시켰다. 그리고 그는 가장 중요하고 결정적인 순간 3점슛을 뿜어내며 팀을 구했다. 이날 문태종은 중요한 순간마다 꽂은 3점슛 4개 포함, 18점을 퍼부어 모비스를 침몰시켰다.
LG가 정규리그 타이틀을 차지한다면 문태종은 가장 강력한 MVP후보로 떠오를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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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백승철 기자 bail@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