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보다 할배’ H4 이순재, 신구, 박근형, 백일섭이 스페인 여행의 혹독한 신고식을 치렀다.
지난 7일 오후 첫 방송된 tvN 예능프로그램 ‘꽃보다 할배-스페인 편’(이하 ‘꽃할배’)에서 멤버들은 프랑스와 스위스, 대만에 이은 세 번째 여행지 스페인으로 출국했다.
여행을 떠나기 전 회의에서 나영석 PD는 멤버들에게 이번 콘셉트가 ‘중급 배낭여행’임을 강조한 바 있다. 나PD는 “정해진 것은 바르셀로나 출발과 마드리드 도착”이라며 구체적인 여행 일정을 할아버지들에게 맡겼다. 또한 지난 여행에서 하루 1인당 10만원의 용돈이 주어졌는데, 이번에는 그보다 적게 줄 것이라고 못 박았다.

나PD의 말은 정말이었다. 공항에 도착한 H4의 리더 이순재는 나PD에게 전보다 훨씬 줄어든 양의 용돈을 억지로 받게 됐고, 심지어 그에게 속아 용돈을 그대로 수락한다는 내용의 영수증에 사인까지 해버렸다. 이 소식을 전해들은 멤버들은 분개했고, 이순재 역시 어쩔 줄 몰라 하며 “이 계약은 무효”라고 말했지만, ‘꽃할배’ 제작진은 역시 만만치 않았다. 결국 멤버들은 여행 출발 전부터 이번 여행의 혹독함을 실감하게 됐다.
하지만 더 큰 문제는 따로 있었다. H4의 희망인 짐꾼 이서진이 출국 당일 함께 하지 못하게 된 것. 안 그래도 걱정되는 중급 배낭여행에 이서진도 없다니, 멤버들의 걱정은 늘어만 갔다.
하지만 이 때문에 이순재의 활약이 돋보이기도 했다. ‘순대장’ 이순재는 이날 방송에서 이서진의 빈자리를 채우기 위해 부단한 노력을 했다. 여행 시작부터 줄어든 용돈을 힘없이 수락한 것에 대해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 그는 동생 신구, 박근형, 백일섭이 면세점에서 쇼핑을 하고 잡담을 나누는 동안에도 혼자 꾸준히 스페인에 대한 공부를 했다. 비행기에서도 자지 않고 책을 읽었고, 식당에서도 밥을 굶고 회화 공부를 했다.
짐꾼 없이 스페인에 도착한 H4는 이순재의 지도 한 장에 의지한 채 현지 시민들에게 길을 묻고 물어 겨우 숙소를 찾을 수 있었다. 오후에 도착한 비행기 탓에 멤버들이 숙소에 도착한 시간은 이미 늦은 밤. 고단한 여행 첫 날이었다.
여러모로 변화할 것을 예고했던 ‘꽃할배’는 첫 방송부터 정말 달라진 모습이었다. 앞서 나PD는 기자간담회에서 ‘꽃할배’ 관전포인트로 스페인이라는 장소, 중급 배낭여행, 이서진의 변화를 꼽은 바 있다. 이날 방송에서는 중급 배낭여행의 혹독함이 공개된 것. 하지만 열흘 여행 중 겨우 첫 날을 보냈을 뿐, 아직 보여줄 것은 무궁무진하다.
지난 시즌 초급 여행의 맛을 봤던 할배들은 이번 여행을 통해 앞으로도 수 차례 난관에 부딪힐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수십 년의 우정을 자랑하는 H4 이순재, 신구, 박근형, 백일섭이라면 문제 없다. 서로 의지하고 신뢰하는 할아버지들의 모습이 아름답다.
앞으로 남은 여행 중에는 이서진도 합류해 믿음직스러운 짐꾼으로서 활약할 예정. 세 번째 동행으로 더욱 돈독해진 ‘꽃할배’ 멤버들의 흥미진진한 여행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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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할배’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