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인 전현무와 프랑스인 탤런트 파비앙이 아무도 예상 못했던 묘한 남남 커플의 조합을 만들었다. 살림 바보 전현무와 살뜰한 성격의 파비앙이 만나 집들이 음식을 만드는 과정은 가상 결혼을 다루는 MBC 예능프로그램 ‘우리 결혼했어요’(이하 ‘우결’)를 보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켰다.
전현무와 파비앙은 지난 7일 방송된 MBC 예능프로그램 ‘나 혼자 산다’에서 함께 집들이 음식을 준비했다. 파비앙은 요리를 할 줄 모르는 전현무를 돕기 위해 다른 멤버들보다 일찌감치 도착했다.
파비앙의 주도 하에 두 남자는 치즈떡과 우동이 들어간 불고기, 호박전을 만들었다. 이 과정에서 파비앙을 졸졸 쫓아다니며 음식을 만드는 전현무 덕에 두 사람은 아무도 기대하지 않았던 ‘우결’ 조합을 보여줬다. 즉석밥에 곰팡이가 낄 정도로 살림은 신경 쓰지 않는 전현무이기에 파비앙의 친절한 모습은 더욱 부각됐다.

파비앙은 전현무의 ‘폭풍 질문’에 짜증 한번 안 내고 차근차근 요리를 지도했다. 특히 국자조차 없는 집에서 불고기 요리를 성공하며 살가운 성격을 고스란히 전달했다. 너스레를 떠는 전현무와 그 어떤 당황스러운 상황에도 꿈쩍하지 않고 미소를 짓는 파비앙의 인내심은 궁합이 척척 맞았다.
중증의 살림 바보와 “어머니들이 명절마다 음식 만들기 때문에 힘든 것”이라고 한국 어머니들의 고충을 이해할 줄 아는 프랑스 청년 파비앙은 그렇게 묘하게 어울림이 있었다. 두 사람의 모습을 본 다른 멤버들이 신기해 할 정도였다. 파비앙은 집주인인 전현무보다 음식 챙기는데 익숙했고, 전현무는 “파비앙과 함께 살고 싶다”고 애정 가득한 시선을 보냈다.
이날 ‘우결’을 찍은 전현무와 파비앙의 이색적인 조합은 이 프로그램이 혼자 사는 스타들의 일상을 보여주는데 있어서 다변화된 구성으로 안방극장을 찾고 있다는 것을 가늠할 수 있었다. 사실 관찰 예능프로그램은 제작진의 개입을 최소화하고 구성의 손길이 덜 묻은 듯한 모습을 보여줘야 재미가 있다. 구성의 최소화는 시간이 지날수록 반복되는 그림을 양산하는 이유가 되고 이는 지루할 수밖에 없는 덫이 되는 배경이다.
하지만 ‘나 혼자 산다’는 때때로 출연자들의 구성을 변화하고, 혼자 사는 일상과 함께 출연자들의 어울림을 집어넣으며 생동감 넘치는 재미를 선사하고 있는 중이다. 누가 ‘나 혼자 산다’를 보면서 ‘우결’의 조합을, 그것도 남남 커플의 묘한 재미를 느낄 것이라고 예상했을까. 이런 구성의 묘미가 ‘나 혼자 산다’가 관찰 예능프로그램이라는 재미가 꾸준히 보장되지 않는 독특한 장르의 한계 속에서도 1년여 동안 장수하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
일주일 후인 오는 14일 방송에는 ‘우결’ 찍은 전현무와 파비앙보다 강력한 조합이 뜬다. 전현무가 이번엔 동년배이지만 어색하기 그지 없는 배우 김민준과 오묘한 조합을 보여줄 예정이기 때문. 파비앙과 ‘우결’을 찍었다면 김민준과는 어색한 기류가 감도는 시트콤이 예상된다.
한편 스타들의 혼자 사는 일상을 담은 이 프로그램은 현재 김용건, 김광규, 데프콘, 노홍철, 전현무, 김민준, 비스트 양요섭, 파비앙이 출연한다. 양요섭은 이날 방송을 끝으로 하차하고, 장미여관 육중완이 오는 14일 방송부터 고정 출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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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혼자 산다’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