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구장이 3차 리모델링으로 새단장된 가운데 좌익수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질 전망이다.
한화는 8일 SK와 시범경기를 통해 리모델링된 대전구장을 공개한다. 포수 바로 뒷좌석 신설과 덕아웃 확장 그리고 특화된 외야 불펜으로 메이저리그식 구장으로 변모했다. 홈플레이트부터 백네트가 거리가 23m에서 16m로 짧아지게 됨에 따라 경기력에도 미묘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변수는 백네트와 파울존에만 있는 게 아니다. 외야에도 작은 변수가 도사리고 있다. 한화는 좌측 외야에 불펜을 새로 만들었다. 메이저리그 세이프코필드처럼 양 팀 불펜을 좌측에 배치시켰다. 불펜 공간을 최적화하다 보니 좌측 외야가 안쪽으로 1.4m 들어왔다. 100m를 유지한 우측과 비대칭을 이루고 있다.

하지만 변수는 펜스 거리가 아니다. 1.4m는 아주 큰 차이로는 보기 어렵다. 그보다 좌측 펜스 곳곳에 뚫어져 있는 '문'이 변수다. 양 측 불펜에는 투수들이 드나들 출입문 1개, 경기를 지켜볼 수 있도록 철창살처럼 뚫어놓은 창문 2개가 있다. 좌측에만 총 6개의 문이 있다.
문제는 외야수의 펜스 플레이에 있다. 200mm 두께의 메트리스 블록으로 푹신 푹신한 다른 부분 펜스와 달리 출입문과 창문이 있는 곳은 움푹 패어있고 철재로 되어있기 때문에 조금 더 조심해서 플레이해야 한다. 이곳 만큼은 몸을 함부러 내던지다가 자칫 부상을 당할 수 있다.
이 같은 문들이 좌측 3개, 좌중간 3개가 있다. 좌측은 물론 좌중간 타구까지 좌익수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진 이유다. 문있는 펜스까지의 거리 감각을 익혀야 할 뿐만 아니라 문을 맞고 타구 방향이 바뀔 수도 있는 만큼 보다 세심한 판단과 빠른 대응이 필요한 부분이다.
한화 구단 관계자는 "외야수들의 부상 위험을 걱정하는 시선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나머지 펜스는 안전하다"며 "구장의 특징으로 보면 좋을 것이다. 외야수들이 구장 특성에 맞게 플레이해야 한다. 그에 따른 변화가 경기를 보는 또 다른 재미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메이저리그에서는 시카고 컵스가 홈으로 쓰는 리글리필드가 대표적이다. 리글리필드는 외야 펜스가 벽돌로 돼 담쟁이덩굴로 뒤덮여있다. 곳곳에 출입문도 있다. 부상 위험이 있기 때문에 외야수들의 플레이가 조심스럽다. 올해로 100년이 된 리글리필드는 전통 유지를 위해 이를 구장의 특징으로 부각시킨다.
리글리필드처럼 대전구장의 좌측 펜스도 대전구장만의 특징 중 하나가 될 것으로 보인다. 국내 유일의 비대칭구장으로 다른 구장과는 확실히 차별화되는 부분이 경기 내적으로도 발생한다면 흥미가 높아진다. 한화 좌익수에게는 조금 더 익숙해질 수 있는 부분인 만큼 향후 홈 어드밴티지가 될 수도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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