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희관의 첫 걸음, 박병호와의 2라운드
OSEN 조인식 기자
발행 2014.03.08 07: 10

두산 베어스 선발 로테이션의 유일한 좌완 유희관(28)이 넥센 히어로즈와의 시범경기 개막전에서 선발 등판한다. 넥센의 4번타자 박병호와도 다시 만난다.
유희관은 일본 미야자키 스프링캠프에서 잦은 비로 인해 실전 등판 기회를 원하는 만큼 갖지 못했다. 하지만 아직 페넌트레이스 개막까지는 시간이 남은 만큼 조급해하지는 않고 있다. 아픈 곳이 없어 좋다는 유희관은 긍정적으로 시즌을 준비하는 중이다.
이제 남은 기간은 시범경기를 치르면서 시즌에 대비한다. 지난해 가을 ‘유희관 돌풍’의 서막을 알렸던 준플레이오프 맞상대를 다시 만난 유희관은 박병호와도 재회한다. 당시 준플레이오프 미디어데이에서 박병호에게 선전 포고를 했던 유희관은 실제로도 박병호를 꽁꽁 묶었다.

시범경기 첫 등판은 유희관에게 있어 준플레이오프 이후 박병호와의 첫 맞대결이라는 작은 의미도 있다. 유희관은 박병호와의 맞대결을 발전의 원동력으로 삼고 있다. “병호가 벼르고 있다는 이야기는 들었다. 병호는 한국 최고의 타자라고 생각한다. 이런 것들도 볼거리가 될 수 있고, 병호나 나나 서로 시너지 효과가 생기는 것 같다”며 유희관은 주변의 관심을 즐기는 동시에 이를 성장의 계기로 삼겠다는 생각을 표현했다.
리그 최고의 강타자인 박병호를 상대로 호언장담을 펼칠 만큼 배짱도 있지만, 그보다는 후배에게서도 배우려는 겸손한 자세가 지금의 유희관을 있게 한 이유가 됐다. 최근 코칭스태프 사이에서 가장 좋아졌다는 평을 듣는 정대현에 대해 같은 좌완투수로서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묻자 유희관은 언제 그랬냐는 듯 조심스러운 태도로 답을 해나가기 시작했다.
유희관은 정대현에 대해 “들쑥날쑥한 것이 없어졌고, 지금은 자기 공을 던지면서 타자와 승부한다. 나도 지난해 1년 잘 했을 뿐이라 대현이보다 낫다고 할 수 없다. 대현이와 (이)현승이 형이 불펜에 있다는 것은 팀에 큰 플러스 요인이다”라고 신중하게 평했다.
내면의 자신감을 비로소 지난해 마운드 위에서 꽃피운 유희관은 올해 처음으로 시즌 초부터 선발로 나선다. “올해는 처음부터 선발로 나가니 체력에 포커스를 맞춰야 한다”고 말한 유희관은 특별한 목표를 세우지는 않았다. 다만 선발 로테이션을 거르지 않고 많은 이닝을 던지는 것이 목표일뿐이다.
그런 유희관에게 올스타전을 목표로 하는 것은 어떻겠냐고 묻자 “올스타전에는 나갔던 적이 없어서 한 번 나가고 싶다. 나간다면 제구왕 콘테스트에도 나가고 싶다”는 답이 돌아왔다. 생애 첫 올스타에 도전하는 유희관의 첫 걸음이 자신을 한 단계 도약시킨 포스트시즌의 첫 맞상대 넥센과의 일전이라는 것은 여러모로 흥미롭다. 유희관이 박병호가 속한 넥센 타선을 맞아 어떤 피칭을 보일지 관심이 집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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