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라이온즈 외국인 투수 릭 밴덴헐크(29)가 올 시즌 국내 무대 평정을 다짐했다. 지난해 한국땅을 밟은 밴덴헐크는 7승 9패 평균자책점 3.95로 다소 아쉬운 성적표를 받았다. 지난해의 경험을 바탕으로 올 시즌 외국인 특급의 위력을 마음껏 발휘하는 게 그의 첫 번째 목표.
밴덴헐크는 오키나와 2차 캠프에서 열린 연습 경기에 한 차례 등판해 실전 감각을 점검했다. 지난달 23일 LG와의 경기에 선발 투수로 마운드에 올라 2이닝 3피안타(1피홈런) 5사사구 6실점으로 무너졌으나 준비 과정의 한 부분이기에 개의치 않는다.
7일 대구구장에서 만난 밴덴헐크는 전훈 성과에 관한 물음에 "전반적으로 만족스럽다"며 "지난해와 비교했을때 컨디션이 훨씬 더 좋다"고 고개를 끄덕였다.

그는 괌 1차 캠프부터 스플리터 장착을 준비해왔다. 현재 완성도는 수치상 밝힐 수 없으나 실전 등판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차근차근 준비 중이다. 그는 "상대 타자들을 이기기 위해서 신무기가 필요하다는 생각을 했었다"면서 "계획대로 진행되고 있으니 기대해도 좋을 것"이라고 자신있게 말했다.
밴덴헐크는 올 시즌 국내 무대에 입성한 J.D. 마틴(투수)과 환상의 호흡을 자랑한다. 그야말로 찰떡 궁합이다. 국내 무대 2년차인 밴덴헐크는 마틴에게 한국 야구의 특성에 대해 아낌없이 조언하고 있다. "작년에 경험했기 때문에 여러가지 부분에 대해 이야기를 많이 한다. 나는 얼마든지 도와줄 준비가 돼 있다"는 게 밴덴헐크의 말이다.
아쉽게도 마틴은 오른쪽 햄스트링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한 상황. 5월께 1군 무대에 복귀할 것으로 보인다. 밴덴헐크는 "하루 빨리 건강한 모습으로 복귀해 팀에 보탬이 됐으면 좋겠다"고 그의 쾌유를 진심으로 바랐다.
올해부터 외국인 선수 보유 한도가 1명씩 확대돼 9개 구단 모두 외국인 타자 1명씩 영입했다. 루크 스캇(SK), 호르헤 칸투(두산), 브렛 필(KIA) 등 메이저리그 출신 거포들이 국내 무대에서 화력쇼를 펼칠 기세.
이에 밴덴헐크는 "내겐 좋은 기회이자 도전이다. 외국인 타자들과의 대결을 통해 더욱 발전할 것"이라고 대답했다. 밴덴헐크는 작년보다 구위가 좋아졌고 경험이 축적된 만큼 올 시즌 더욱 위력적인 모습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된다.
그는 시범경기를 통해 구속 향상과 더불어 커브, 슬라이더, 스플리터 등 변화구 구사 능력을 집중 점검할 계획. 지난해 두산과의 한국시리즈에서 완벽투를 뽐냈던 밴덴헐크는 올 시즌 15승 고지를 밟을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이는 특급 선발의 기준 잣대이기도. 그는 "나도 (15승을 달성하길) 바란다"고 전의를 불태웠다.
예년보다 계투진의 무게감이 떨어진 게 사실. 그만큼 선발진의 역할이 더욱 커졌다. 밴덴헐크가 어느 만큼 해줄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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