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6월 만리포에서 서핑을 즐기고 있었는데, 급작스럽게 연락이 왔다. 10일 후 펼쳐지는 TOP FC 1회 대회에 출전할 수 있겠느냐는 오퍼였다. 경기를 준비하기엔 너무 짧은 시간이었다. 그러나 그는 다른 말없이 그냥 "예스"라고 답했다.
김정수(32, 대전 몬스터팩토리)의 별명은 '예스맨'이다. 낙천적인 성격의 소유자인 그는 과거부터 준비기간에 상관없이 오퍼를 받아왔다. 그는 "경기에 대해선 거절을 잘 안한다. 그래서 예스맨이라고 불리게 됐다"고 웃으며 설명했다.
이번 오퍼에도 그는 두말할 것 없이 '예스'였다. 대회가 한 달 이상 남아있어 준비기간이 충분한 상황이었다. IPTV 스포츠채널인 IPSN에서 생중계되는 메인카드 첫 경기라 거부할 이유가 전혀 없었다. 그에겐 "예스. 예스"라고 외칠 만한 상황이었다.
김정수는 오는 22일 서울 올림픽공원 내 우리금융아트홀(구 올림픽역도경기장)에서 열리는 종합격투기 대회 'TOP FC 내셔널리그2'에서 지능적인 아웃파이팅 타격가 김일권(서울 파라에스트라)과 격돌한다.
지난해 TOP FC 1 강범찬戰에서 맛본 패배를 만회할 수 있는 기회다. "준비기간이 짧았다는 것은 핑계다. 실력에서 졌다. 전략에서도 미스가 있었다. 많이 배운 경기였다"고 돌아본 김정수는 "이기는 그림을 계속 그리고 있다. 1패 후에 임하는 경기라 이길 수 있도록, 후회 없는 모습 보여주겠다"고 말했다.
상대 김일권은 알려지지 않은 파이터다. 수 싸움을 즐기는 타격가라는 것을 제외하곤 베일에 싸여있다. "변수가 많은 종합격투기에서 어떤 상황이 나오더라도 대비할 수 있도록 타격과 그래플링을 종합적으로 훈련 중이다. 상대가 어떤 스타일로 나오든 신경 안 쓰고 경기에서 차분히 풀어갈 계획이다"는 것이 김정수의 생각. 역시 어떤 조건에서도 긍정적이다.
김정수는 최근 대전 둔산동에 '몬스터 팩토리'라는 피트니스 및 격투기 체육관을 열었다. 200평 규모로 김정수는 여기서 체육관을 경영하는 CEO, 팀을 이끄는 감독, 경기에 나서는 선수로 1인 3역을 도맡아하고 있다.
김정수는 "좋아하는 일 하는 거니까 힘들어도 즐겁다. 모두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다. 내 경기에서 승리하는 것은 물론, 우리 팀원들 경기도 승리로 이끌고 싶다"는 목표를 밝혔다. "체육관도 잘 됐으면 좋겠다"며 웃어 보이기도 했다.
IPSN에서 첫 생중계되는 'TOP FC 내셔널리그2'는 최영광과 한성화의 68kg 계약체중경기가 메인이벤트로 치러진다. 김은수와 최승현의 미들급매치, 이동영과 마이클 안의 라이트급매치, 남기영과 김판수의 페더급매치, 김정수와 김일권의 웰터급매치가 메인카드 경기로 펼쳐진다.
10bird@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