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가 세 마리 토끼 잡기에 도전한다. 큰 놈 한 마리만 잡으면 나머지 두 마리는 저절로 따라올 전망이다. 바로 우승이다.
LG는 7일 울산동천체육관에서 벌어진 2013-2014시즌 KB국민카드 프로농구 6라운드에서 홈팀 울산 모비스를 80-67로 물리쳤다. 이로써 양 팀은 시즌 40승 13패, 상대전적 3승 3패로 동률이 됐다. 다만 양 팀의 맞대결 골득실에서 LG가 +9점으로 앞서게 됐다. 따라서 LG는 7일 KT와의 정규시즌 최종전에서 승리할 경우 창단 첫 우승을 확정짓게 된다.
만원관중이 모인 울산에서 모비스의 우승을 예상하는 분위기가 우세했다. 그도 그럴 것이 모비스는 4점 이하로 패하기만 해도 우승하는 유리한 상황이었기 때문. 하지만 승부의 세계는 전혀 예측이 불가능했다. LG는 보란 듯이 13점차 대승을 거둬 우승자격을 증명했다.

LG 역시 김칫국은 금물이다. 7일 KT가 순순히 져준다는 보장이 없다. 부담 없이 경기에 나서는 KT에서 어느 한 명이 폭발한다면, 모비스와 똑같은 상황이 나올 수 있다. 같은 날 모비스는 KCC와 최종전을 치러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정규리그 우승의 무게중심이 모비스에서 LG로 넘어가면서 MVP와 신인왕 등 개인상 타이틀 경쟁의 구도도 바뀌었다. 7일 경기 전 만난 유재학 감독은 “MVP는 양동근이 받아야 한다. 코트 안팎에서 선수들을 이끄는 리더십이 좋다”고 평했다. 모비스가 우승을 한다는 전제로 한 발언이었다. 하지만 모비스가 일격을 당하면서 양동근의 수상가능성은 크게 떨어졌다.
김진 감독이 뽑은 MVP는 해결사 문태종이었다. 모비스전 문태종은 고비 때마다 한 방을 터트리며 18점을 뽑았다. 김진 감독은 “너무 앞서간다”고 전제한 뒤 “내가 생각하기에 문태종이 가장 확률이 높다. 체력적인 부분을 감안해 출장시간을 조절해주는데도 기록상으로 가장 좋다. 팀에 공헌도도 높고, 고참으로서 경기 중 긴박한 상황에서 잡아주는 부분이 좋다. 만약에 우리가 우승한다면 태종이가 돼야 할 것”이라며 힘을 실어줬다.
문태종 본인도 “물론 MVP를 준다면 받고 싶다. 내 베스트 시즌은 아니지만 동료들의 도움으로 우승 팀의 일원이 되면 좋을 것”이라며 욕심을 숨기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신인왕의 경우는 유재학, 김진 감독 모두 개인성적이 좋은 김민구보다 김종규 손을 들어줬다. 유재학 감독은 “대표팀에 있을 때 김민구에게 그렇게 혼자 농구하지 말라고 했다. KCC 사정상 어쩔 수 없는 부분이 있지만, 난 팀 성적이 좋은 선수가 (신인왕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 김종규를 선택했다.
팔은 안으로 굽는 법. 김진 감독의 선택도 김종규였다. 김 감독은 “난 당연히 (김)종규가 되는 것이 맞다고 본다. 내 선수라서 아니라 개인적 기록만 보고 평가할 수 없는 부분이 있다. 보이지 않는 공헌도가 있다. 공을 갖고 하는 포지션과 빅맨은 차이가 있다. 개인적으로는 김종규의 신인왕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며 제자를 챙겼다.
MVP 후보 문태종 역시 “우리 팀에 큰 공헌을 했다. 김종규가 반드시 신인상을 받아야 한다. 우리에게 빠질 수 없는 선수”라고 보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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