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대표 수문장 김승규(24, 울산)의 신들린 선방이 챔피언 포항을 잠재웠다.
울산 현대는 8일 오후 홈구장 스틸야드에서 펼쳐진 2014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개막전에서 후반 38분 터진 김신욱의 결승골에 힘입어 홈팀 포항을 1-0으로 눌렀다. 올 시즌 강력한 우승후보인 울산은 개막전에서 승점 3점을 획득해 선두로 치고 올라섰다.
울산이 자랑하는 국가대표 3인방 김신욱, 이용, 김승규는 그리스 원정경기를 마치고 지난 7일 귀국했다. 아직 피로가 완전히 가시지 않은 상황이었다. 하지만 포항과의 챔피언 리턴매치를 앞두고 핵심전력들이 빠질 수 없는 상황이었다.

경기 전 조민국 감독은 “세 선수의 피로가 누적됐다. 일부러 그리스전을 봤다. 김신욱의 경우 후반 10~20분 정도에 교체해줄 생각이었다. 하지만 교체하지 않았던 것이 잘한 선택이었다”고 밝혔다. 그리스전에 출전하지 않은 김승규는 상대적으로 체력에 여유가 있는 상황이었다.
결승골의 주인공 김신욱만큼이나 김승규의 활약이 빛났다. 전반전 단 하나의 유효슈팅은 기록했던 포항은 후반전 울산은 슈팅 4개를 몰아세웠다. 그 중 골이나 다름없었던 결정적 장면도 수차례 나왔다. 그 때 마다 김승규는 동물적인 감각으로 슈팅을 쳐내 팀의 무실점을 지켜냈다.
경기 후 조민국 감독은 “대표선수들이 피로해서 여러 상황이 불리했다. 오늘 결과에 만족한다”면서 데뷔전 승리를 가져다 준 선수들에게 고마움을 표했다.
그리스전 후 홍명보 감독은 “아직 김승규와 정성룡의 골키퍼 경쟁은 끝나지 않았다. K리그가 개막하면 계속 두 선수의 활약을 지켜볼 것”이라고 전했다. 피로한 가운데 챔피언 팀을 무실점으로 막아낸 김승규는 홍 감독에게 다시 한 번 어필을 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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