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남일이 형이 '아' 하면 내가 '어' 할 수 있는 것처럼 더 편하게 할 수 있는 것 같다."
전북 현대가 K리그 클래식 2014시즌 개막전서 부산 아이파크를 대파하며 우승후보의 위용을 뽐냈다. 최강희 감독이 이끄는 전북은 8일 오후 전주월드컵경기장서 열린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2014 홈개막전서 한교원 정혁 레오나르도의 릴레이 골에 힘입어 부산을 3-0으로 완파했다.
이날 두 번째 추가골을 터트리며 승리를 이끈 정혁이 경기 후 수훈 선수로 인터뷰실을 찾았다. "홈개막전을 준비하면서 (이)동국이 형과 (김)남일이 형과 발을 맞췄다"는 정혁은 "홈에서 이겨야 된다는 생각이 있어서 동국-남일이 형을 통해 더 힘을 받았던 것 같다"고 승인을 밝혔다.

정혁은 "인천에 있을 때는 3~4경기 만에 수훈 선수로 인터뷰실에 들어오곤 했는데 이자리에 온 것도 1년 반만"이라며 "인천에선 내가 뭔가 결정을 내야 한다는 부담감이 있었다. 전북은 워낙 경험 있는 선수들이 많아 내가 여기서 할 수 있는 부분을 준비하면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이런 날이 올 줄 알았다"고 위트 있는 소감을 밝혔다.
전북의 스타트는 산뜻하다 못해 완벽하다. 지난달 요코하마 마리노스와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개막전에 이어 K리그 클래식 개막전서도 3-0으로 완승을 거두며 2경기 6득점 무실점으로 공수에서 완벽한 전력을 과시했다. 중심엔 정혁이 있었다. 중앙 미드필더로 선발 출전해 후반 이른 시간 그림같은 오른발 감아차기 슈팅으로 부산의 골망을 흔들었다.
정혁은 전북의 시작이 남다른 것에 대해 "모든 선수가 나서서 하려고 하고 동국-남일이 형이 이끌어줄 때 후배들도 잘 따라온다. 나도 중고참의 역할을 하려고 노력하고 있기 때문에 팀 분위기가 정말 좋은 것 같다"면서 "무실점으로 경기를 마친 것이 중요하다. 앞으로 ACL 경기에서도 이 부분을 계속 유지했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정혁의 날개는 인천에서 한솥밥을 먹었던 '대선배' 김남일이다. "(최)보경이랑 중원에 설 때는 내가 더 리드를 하는데 나보다 더 어리기 때문에 그러는 것 같다"는 정혁은 "남일이 형은 인천에서 호흡을 맞춰서 그런지 말하지 않아도 잘 맞는다. 남일이 형이 '아' 하면 내가 '어' 할 수 있을 정도로 더 편하게 할 수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정혁은 또 "최강희 감독님이 오신 뒤 플레이나 조직력이 달라졌다. 동계훈련 때 감독님이 공격적인 축구와 압박에 대해 차근차근 잘 만들어주셨다"면서 "잘 만들어진 팀이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다는 것을 느꼈다. 감독님의 지도력은 확실히 뛰어나다"고 엄지를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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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