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뷔 53년 차 노배우의 내공은 대단했다.
강부자는 지난 8일 방송된 KBS 2TV 예능프로그램 '불후의 명곡 전설을 노래하다'(이하 '불후2')의 배우 특집에 출연해 예상을 뛰어넘는 입담과 개인기, 또 노래 실력으로 시선을 끌었다.
이날 강부자는 홍은희&이세준, 바다&김준호, 오만석&홍경민, 양희경&백퍼센트, 이지훈&에일리 등이 출연한 가운데 단연 돋보였다. 이는 예능프로그램의 흐름을 단번에 파악하고 적재적소에서 재미를 선사하는 노배우의 내공이 있었기에 가능한 모습으로 호평을 자아냈다.

강부자는 김태우와 함께 '그대 그리고 나'를 선곡해 진정성 넘치는 무대를 꾸몄다. 강부자는 풍부한 성량으로 무대를 열며, 세월의 흔적을 엿보게 해 관객의 숨을 죽이게 했다. '엄마와 아들'이라는 이들 팀의 이름에 걸맞게 강부자와 김태우는 무대에서 손을 꼭 잡고 노래를 통해 교감하는 모습으로 관객에 무한 감동을 전했다. 강부자는 살짝 박자가 어긋나기도 했지만, 음정 박자로는 설명할 수 없는 감동을 안기며 관객에 큰 박수를 받았다.
또 강부자는 다른 팀들이 선곡한 노래에도 얽힌 추억을 하나씩 꺼내 놓으며 '불후의 명곡'을 더욱 풍성하게 했다. 오만석과 홍경민이 산울림의 '아니 벌써'를 선곡하면 강부자는 수십 년 전, 산울림이 추억의 프로그램 '쇼쇼쇼'에서 펼쳤던 무대의 기억을 펼쳐놓는 식. 그간 전설로 출연한 가수들의 역할까지 훌륭히 소화해 낸 강부자는 대기실에서는 거침없는 입담을 쏟아냈다.
강부자는 오만석의 유행어 '미쳐버리겠네'는 물론, 김준호의 '자나'까지 자유자재로 구사하며 개인기를 폭발시켰다. 또 강부자는 다른 팀의 무대에 혹평과 호평을 넘나들거나 소치 동계올림픽에서 아쉬움을 남겼던 피겨 스케이팅 선수 김연아의 판정에 대한 패러디까지, 다른 출연자들이 차마 하지 못한 말까지 속 시원하게 긁어주는 모습으로 또 한 번의 출연을 기대케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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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후의 명곡'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