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뛸 자리가 없다?’ 권희동, 바깥쪽 변화구 안타의 의미
OSEN 이우찬 기자
발행 2014.03.09 07: 15

“뛸 자리가 없어요.”
8일 창원 마산구장에서 만난 권희동(24, NC 다이노스)은 이 한 마디로 팀 상황을 표현했다. 두꺼워진 선수층을 두고 한 말. 이종욱과 오정복 등 외야 자원이 가세하면서 권희동이 속한 외야 경쟁은 더욱 치열해졌다.
스프링캠프를 묵묵히 마친 권희동은 이날 롯데 자이언츠와의 첫 시범경기에서 선발 출장해 3타수 1안타를 기록했다. 첫 경기에서 안타를 뽑아냈다. 첫 경기인 만큼 섣부른 판단은 어렵지만 변화구를 안타로 만들어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이날 권희동은 크리스 옥스프링을 상대로 4회 2사후 낙차 큰 커브를 안타로 연결시켰다.

또 한 가지 고무적인 부분은 바깥쪽 공이라는 점이다. 권희동은 스프링캠프에서 바깥 쪽 변화구 대처 능력을 키우기 위해 노력했다. 지난 시즌 신인 최다 홈런을 친 권희동이지만 대부분 몸 쪽 직구였다. 지난 시즌 15홈런 54타점으로 활약했지만 타율이 2할3리에 머문 것도 바깥 쪽 변화구에 약점을 드러냈기 때문이다.
권희동은 애리조나 스프링캠프서부터 약점 보완을 위해 노력했다. 타격 밸런스를 좋은 상태로 유지하는 게 목표. 권희동은 “애리조나 캠프에서 스트레스도 많이 받았다”고 어려움을 털어놨다. 실제 지난 1월 애리조나 캠프에서 만났던 권희동의 표정은 밝지 않았다. 말수도 적었다.
하지만 대만 캠프서부터 좋아졌다. 권희동은 “캠프 막바지에 잘 됐다”며 “타격 밸런스가 좋아졌다”고 말했다. 실제 권희동은 지난달 27일 EDA 라이온즈와의 경기에서 3타수 2안타 1타점으로 맹타를 휘둘렀다. 2루타만 두 방. 또 28일 퉁이 라이온즈와 경기에서는 교체 출전해 2타수 1홈런 2타점으로 활약했다.
권희동은 각오를 다졌다. “스프링캠프 때보다 시범경기하는 팀들이 훨씬 강하니까 해봐야한다”고 말했다. 인터뷰 후 첫 시범경기에 선발 출장한 권희동은 안타를 때렸고 5회는 수비에서 정확한 송구를 바탕으로 손시헌-김태군으로 이어지는 중계 플레이를 이끌어냈다.
지난 시즌 권희동은 수비 실력과 장타 능력에서 인정받았다. 올 시즌 권희동이 주전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변화구 대처 능력에서 임팩트 있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권희동의 뛸 자리는 충분히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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