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시헌(34, NC 다이노스)은 손시헌이었다. 공수에서 팀에 활기를 불어넣으며 첫 시범경기서부터 실력을 뽐냈다. 팀은 졌지만 손시헌의 가치는 살아있었다. 김경문 감독이 바라는 바 그대로였다.
손시헌은 8일 창원 마산구장에서 열린 2014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와의 경기에서 3타수 2안타로 활약했다. 방망이는 날카로워 보였다. 2회와 4회 손시헌은 각각 좌익수 앞 안타와 우익수 앞 안타를 때렸다. 잡아당기고 밀어 쳤다.
수비에서는 칼날 송구를 선보이며 마산 홈팬들을 열광시켰다. 5회였다. 1사 1루에서 임창민이 문규현에게 좌중간 2루타를 허용했다. 1루 주자 강민호는 3루를 지나 득달같이 홈을 파고들었다. 하지만 권희동-손시헌-김태군으로 이어지는 중계 플레이에 강민호의 발이 묶였다. 이 과정에서 손시헌의 홈 송구 정확성이 눈에 띄었다.

비록 첫 시범경기였지만 손시헌이 공수에서 중심을 잡은 부분은 NC에 고무적이었다. NC는 유격수 자리에 손시헌이 위치해 내야를 안정적으로 운용할 수 있게 됐다. 타격에서는 손시헌이 이날 하위 타선의 핵심이었다. 7번 타자에 배치된 손시헌은 하위 타선이지만 매서운 타격감을 과시했다. 올 시즌 팀이 손시헌에게 기대하는 임무를 첫 경기에서부터 보여줬다.
경기 외적으로는 팀 내 후배들을 독려하는 손시헌이다. FA 이적에는 팀 내 고참 역할을 바라는 구단 내부의 바람도 담겨있다. 손시헌은 애리조나 캠프 첫 휴식일에 직접 나서 후배와 친해지는 시간을 가졌다고 한다. 손시헌을 포함한 내야수 모두가 모여 친목을 도모하는 과정이었다. 훈련에서는 솔선수범하며 성실함을 잃지 않았다.
사령탑인 김경문 감독도 손시헌에 대한 기대가 있다. 김 감독은 애리조나 스프링캠프에서 손시헌에 대해 “말보다 행동으로 팀에 도움을 주는 선수다”라며 “FA 부담 갖지 말고 부상 없이 한 시즌 잘 뛰어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첫 시범경기부터 공수 존재감을 알린 손시헌이 어떤 활약을 펼칠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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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백승철 기자 baik@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