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 철퇴축구’ 울산, 김신욱 활용법 변했나
OSEN 서정환 기자
발행 2014.03.09 11: 03

울산의 ‘철퇴축구’가 달라졌다. 김신욱(26)에 대한 의존도가 감소한 것일까. 아니면 제대로 활용하지 못한 것일까.
울산은 8일 포항 스틸야드에서 벌어진 2014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개막전에서 김신욱의 결승골로 챔피언 포항을 1-0으로 꺾었다. 우승이 걸린 지난 시즌 최종전에서 당한 패배를 깨끗하게 갚는 복수전이었다. 당시 경고누적으로 뛰지 못했던 김신욱은 ‘포항킬러’의 면모를 재확인하며 시즌 첫 골의 주인공이 됐다.
결과는 좋았지만 내용은 썩 만족스럽지 못했다. 후반전 울산은 포항의 저돌적인 공격에 휩쓸리는 모습이 연출됐다. 한 방에 전세를 뒤집는 특유의 ‘철퇴축구’도 위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한 모습이었다. 김신욱의 결승골은 위치선정이 좋았지만, 의도한 골로 보기는 어려웠다. 다소 행운이 따랐다.

경기 전 황선홍 포항 감독은 김신욱 수비에 대해 “(김)신욱이만 신경쓰다보면 전체적인 수비 밸런스가 무너진다. 그것이 상대가 더 의도하는 것이다. 선수들에게 김신욱을 너무 돕지 말고 1 대 1로 막으라고 했다”고 복안을 밝혔다. 김신욱에게 너무 수비가 치우치면 김신욱의 제공권을 활용한 다른 파생공격에 당할 수 있다는 뜻이었다.
이날 울산은 김신욱을 활용한 선 굵은 축구를 보여주지 못했다. 좌우에서 김신욱을 겨냥한 크로스가 별로 없었다. 김신욱이 가진 최고 장점을 굳이 포기할 필요는 없었다. 울산은 김신욱의 제공권을 제대로 활용할 수 있는 자원이 풍부하다. 김신욱과 공격기회를 나눠가진 하피냐가 골을 결정지어주지 못한 것도 승부를 어렵게 풀어갔다.
경기 후 조민국 감독은 지난 시즌과 비교해 경기스타일이 달라졌다는 지적에 “선을 올리다보니 상대 역습을 더 생각했다. 공격할 때 수비위치를 잡지 못했다. 하피냐가 ACL 후 몸상태가 상당히 안 좋다. 득점 한 두 골 나올 수 있었는데 하피냐가 아쉽다”고 전했다. 너무 깊은 공격을 하다가 포항의 역습에 대처하지 못했고 하피냐의 결정력이 떨어졌다는 것.
조 감독은 새로운 경기스타일이 언제 정착되냐는 물음에는 “날씨가 좀 풀리면 되지 않을까요”라고 농담을 던지는 여유를 보였다.
그리스 원정경기를 마치고 7일 귀국한 김신욱은 시차 적응도 못하고 풀타임을 뛰었다. 평소처럼 잘 뛰는 것이 이상한 날이었다. 조민국 감독은 “김신욱의 움직임이 아무래도 피로도가 쌓여 있었다. 점프나 선택이 침착하지 못했다. 오늘 운이 따랐지만 골을 넣었으니 칭찬해주고 싶다”고 평가했다.
아무래도 새로운 철퇴축구의 제대로 된 평가는 시즌 초반 몇 경기를 치러봐야 정확하게 할 수 있을 전망이다. 김신욱은 “오늘 훈련도 안하고 경기를 뛰었다. 포항전 마지막 날에 뛰었다면 오늘 안 뛰었을 것이다. 중요한 경기다보니 이를 악물고 뛰었다. 어떻게 뛰었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면서 정신력을 강조했다.
다가오는 브라질 월드컵을 겨냥한 체력문제에 대해 김신욱은 “월드컵에 가는 것이 가장 큰 목표다. 월드컵에서 골을 넣기 위해 연구하겠다. 체력은 피지컬 코치의 조언을 들을 것”이라며 브라질을 바라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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