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성적, 신인왕의 절대기준인가? NBA사례는?
OSEN 서정환 기자
발행 2014.03.09 12: 15

프로농구의 신인왕 경쟁이 뜨겁다. 개인성적이 뛰어난 김민구(23, KCC)와 정규리그 우승이 유력한 김종규(23, LG) 중 누구를 줘야 할지 의견이 분분하다. 누가 받더라도 둘 다 충분히 자격이 있는 선수들이다. 다만 신인왕을 선정할 때 팀 성적이 최우선 조건인지는 되짚어볼 일이다.
미국프로농구(NBA)는 1985년부터 로터리 추첨을 통한 드래프트 방식을 취하고 있다. 실력이 좋은 신인선수가 하위 팀에 입단할 확률을 높여 리그전체의 전력균형을 이루게 하려는 목적이다. 신인선수 한 명이 입단했다고 꼴찌였던 팀이 단번에 우승하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마이클 조던도 데뷔시즌 우승하지는 못했다. 농구는 단체종목이기 때문이다. 팀이 30개에 달하는 NBA는 팀간 전력편차가 더욱 두드러진다. 우승후보 팀에 1순위 신인이 입단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최근 경향을 봐도 그렇다. 지난 시즌 신인왕 데미안 릴라드를 비롯해 카이리 어빙(2012년), 블레이크 그리핀(2011년), 케빈 듀런트(2008년), 크리스 폴(2006년), 르브론 제임스(2004년) 등 대부분의 선수들이 데뷔시즌 플레이오프 진출에 실패했다. 그럼에도 불구 이들이 신인상을 받은 이유는 개인기량이 월등하게 좋았기 때문이다. 기록은 기량을 평가하는 하나의 기준이다. 다만 하위팀에서 뛰었다는 이유로 그 기록을 무의미하다고 폄하할 필요는 없다.

물론 반대사례도 있다. 1998년 신인왕을 차지한 팀 덩컨은 21.1점, 11.9리바운드를 올리며 샌안토니오 스퍼스에 전년대비 36승을 더 안겼고 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 하지만 이는 그 전 시즌 기둥센터 데이빗 로빈슨이 시즌아웃을 당해 1순위 지명권을 얻은 행운의 결과였다. 샌안토니오는 데이빗 로빈슨, 션 엘리엇, 에이브리 존슨, 척 퍼슨 등 다른 멤버들도 좋았다. 덩컨 혼자 팀 성적을 끌어올린 것이 아니었다.
샤킬 오닐은 1992-1993 데뷔시즌 평균 23.4점, 13.9리바운드, 3.5블록슛의 괴물 같은 기록을 냈다. 특히 골대를 두 번이나 부수는 파괴적인 덩크슛으로 강렬한 임팩트를 남겼다. 오닐이 이끈 올랜도 매직은 동부컨퍼런스 9위로 8위까지 주어지는 플레이오프 진출에 실패했다. 팀 성적이 최우선이라면 오닐의 신인왕 수상은 불가능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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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시즌 NBA신인왕 데미안 릴라드 / ⓒAFPBBNews =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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