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위에서 우승’ LG, 유례없는 리빌딩 성공 이유
OSEN 서정환 기자
발행 2014.03.09 15: 46

지난 시즌 8위였던 LG가 단숨에 창단 첫 정규리그 우승의 금자탑을 쌓았다.
LG는 9일 창원실내체육관에서 벌어진 2013-2014시즌 KB국민카드 정규리그 최종전에서 부산 KT를 95-85로 물리쳤다. 이로써 LG는 40승 14패로 정규리그 우승을 확정지었다. 지난 1997년 창단한 LG는 정규리그 준우승만 4번 하는 설움 끝에 고진감래를 맛보게 됐다.
지난 시즌 8위를 차지했던 LG는 단 1년 만에 전혀 다른 팀이 됐다. KBL 역사상 전년도 정규리그 가장 낮은 성적으로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한 팀은 2001-2002시즌의 대구 동양이었다. 당시 동양은 전 시즌 최하위의 수모를 딛고 당당히 통합우승을 차지하는 파란을 일으켰다.

LG의 우승비결은 과감한 리빌딩의 결과였다. 지난 시즌 LG는 최고외인 로드 벤슨을 트레이드로 내줬다. 당시에 LG가 손해봤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시즌 종료와 함께 1순위 출신 가드 김시래를 받기로 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FA영입도 적극적이었다. 젊은 선수들이 주축이 된 LG는 결정적 순간 해결해줄 베테랑이 없었다. 이를 위해 무려 연봉 6억 8000만 원을 투자해 문태종을 잡았다. 시장가격이 4~5억 원 선이었던 문태종에게 과잉투자를 했다는 평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문태종은 고비 때마다 결정적인 활약으로 팀을 구해냈다. 특히 문태종은 7일 모비스와의 올 시즌 가장 중요한 경기 승부처에서 3점슛 4방을 터트리며 자신의 가치를 증명했다.
외국선수도 잘 뽑았다. LG는 10개 구단 중 유일하게 두 명의 새로운 외국선수를 모두 잘 뽑은 구단이다. ‘2월의 선수’ 데이본 제퍼슨은 올 시즌 외국선수 중 최고라는 평가를 듣고 있다. 크리스 메시 역시 우직한 활약으로 LG의 약점이었던 몸싸움과 스크린 등 궂은일을 도맡았다.
화룡점정은 김종규였다. 드래프트 전체 1순위 지명권을 거머쥔 LG는 주저 없이 김종규를 택했다. LG의 평생숙원이었던 높이의 갈증을 해결해줄 수 있는 유망주였다. 김종규는 평균 10.3점, 5.8리바운드, 0.8블록슛으로 송골매의 고공행진에 날개를 달았다.
LG는 전력보강을 할 수 있는 트레이드, 외국선수 선발, 신인선수 드래프트, FA 영입 등 모든 방법을 총동원했다. 여기에 창원 팬들의 변함없는 성원과 구단직원들의 고된 노력이 더해져 창단 첫 정규리그 우승이란 값진 열매를 따게 됐다. 이제 LG는 창단 첫 통합우승으로 목표를 상향조정하게 됐다.
jasonseo34@osen.co.kr     
창원=백승철 기자 baik@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