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치 2002년의 데자뷰 같다.”
창원 LG를 창단 첫 정규리그 우승으로 이끈 김진 감독이 묘한 평행이론을 겪고 있다. LG는 9일 창원실내체육관에서 벌어진 2013-2014시즌 KB국민카드 프로농구 정규리그 최종전에서 부산 KT를 95-85로 제압했다. 40승 14패 고지를 밟은 LG는 모비스를 상대전적 골득실로 누르며 창단 첫 정규리그 우승을 확정지었다.
지난 시즌 8위에 불과했던 LG는 한 시즌 만에 정상전력을 구축해 정규리그를 제패했다. 18시즌의 KBL 역사에서 흔치 않은 일이다. 하지만 비슷한 일이 12년 전 대구 동양에 있었다. 공교롭게 당시도 김진 감독이 지휘봉을 잡고 있었다.

2000-2001시즌 동양은 9승 36패로 최하위를 했다. 32연패를 하며 3승 42패를 기록한 1998-1999시즌보다는 나았다. 하지만 2001년의 동양도 KBL 역사에서 손꼽히는 약체 중 한 팀이 분명했다. 2001년 동양은 3순위로 김승현을 뽑았다. 이후 최고외인 마르커스 힉스를 데려왔다. 기존 김병철, 전희철과 시너지 효과가 생긴 동양은 2002년 창단 후 처음으로 정규리그와 챔프전을 모두 제패하는 기염을 토했다.
KT전을 앞둔 김진 감독은 “요즘 동양시절 생각이 많이 난다.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구단 첫 우승을 달성했다는 점이 비슷했다. 또 그 때 2002년 부산 아시안게임이 있어 감독을 맡았다. 요즘도 2002년의 데자뷰같다”면서 LG의 정규리그 우승을 기원했다.
결국 LG의 우승으로 김진 감독의 예상은 맞아떨어졌다. 김진 감독은 창단 첫 우승을 2개 구단에서 경험하는 흔치 않은 경험을 하게 됐다. 2001-2002시즌의 동양은 챔프전에서 SK 나이츠를 4승 3패로 꺾고 통합우승을 차지했다. 김진 감독이 이번에도 LG를 통합우승으로 이끌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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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백승철 기자 baik@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