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GTOUR 독식' 이순호, "절대 잊을 수 없는 날"
OSEN 강필주 기자
발행 2014.03.09 16: 22

"이렇게 떨린 적이 없었다."
환한 웃음과 눈물이 묘하게 조화를 이뤘다. 2013-2014시즌 WGTOUR 전 부문을 독식한 이순호(28, 골프존 아카데미)가 최고의 자리에서 미소지었다.
이순호는 9일 경기 시흥 화인비전스크린 골프존비전 시스템의 용평버치힐 GC(파72, 5703m)에서 끝난 2013-2014 kt 금호렌트카 WGTOUR 시즌 최종전 챔피언십(총상금 1억 원)에서 보기 2개 포함 버디 4개로 2언더파 70타를 기록, 최종합계 8언더파 136타로 우승을 차지했다.

이로써 시즌 4승에 성공한 이순호는 WGTOUR 다승왕 타이틀을 비롯해 대상포인트, 상금왕까지 모두 독식하는 기염을 토했다.
특히 이순호는 이번 대회 우승으로 오는 5월 16일부터 18일까지 경기 포천 일동 레이크에서 열리는 '2014 우리투자증권 레이디스 챔피언십' 본선진출권까지 획득했다.
이순호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여전히 떨리는 감정을 누르지 못했다. "지금도 너무 긴장되고 손이 떨린다. 어제부터 긴장했다"는 이순호는 "여태 우승한 대회와 비교해도 이렇게 신경을 많이 쓴 대회는 처음"이라며 "절대 잊을 수 없는 날이 될 것"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이번 대회 시스템인 용평버치힐 GC는 코스의 정확한 샷을 요구하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이에 이순호도 "전반에는 마음을 내려놓은 상태에서 쳤다. 시간이 가면서 흔들렸고 따라오는 조경희 프로 때문에 긴장을 놓을 수가 없었다"면서 "특히 아이언 연습을 많이 한 것이 도움이 됐다"고 승리의 요인을 밝히기도 했다.
또 이순호는 "부모님이 항상 차분하게 치라고 격려해주셨다"고 고마워했다. 9살에 인도네시아 자카르타로 이주한 이순호는 10살 때부터 골프를 시작, 중 3때부터 프로 입문을 준비했다. 그리고 21살에 한국으로 와 KLPGA에 도전했다.
이번 챔피언십은 우승 상금과 대상포인트가 기존 대회의 2배(우승 상금 2000만 원, 대상포인트 100포인트)에 달해 우승 향방에 관심이 쏠렸다. 시즌 다승왕을 굳힌 이순호였지만 최예지, 한지훈에게 이 대회 우승을 내줄 경우에는 상금왕과 대상포인트 타이틀을 장담할 수 없었다.
그러나 승부는 일찌감치 결정됐다. 최예지, 한지훈, 김가연, 김지민 등 우승할 경우 타이틀 경쟁이 가능했던 선수들이 1라운드에서 이미 선두권에서 멀어져 이순호의 우승은 일찌감치 결정이 났다.
대신 조경희(35, KLPGA)와 마지막까지 우승 다툼을 벌여야 했던 이순호는 "경쟁자들이 일찍 탈락했다고는 하지만 조경희 프로가 있어서 집중할 수 있었다"며 "아무래도 경쟁심이 생겨서 마지막까지 긴장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순호는 레이디스 챔피언십 출전권을 따낸 것에 대해 "그동안 우승을 여러 차례 했지만 이런 혜택은 없었다. 올해 잘되려나보다"면서 "이제 필드로 병행을 하려 한다. 창피당하지 않게 준비할 생각이고 정말 소심하지만 컷오프 통과를 목표로 삼을 것"이라고 활짝 웃어보였다. 이어 "이번 시즌은 정말 열심히해서 성과가 있었다. 응원해주시는 모든 분들께 감사하다. 두 달 쉬고 다음 시즌도 노력할 생각"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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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흥=민경훈 기자 / rum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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