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베어스 송일수 감독은 주장 홍성흔(38)에게 이번 시즌 20홈런 85타점을 주문했다. 이에 홍성흔도 송 감독이 부탁한 수치를 이번 시즌 개인 성적 목표로 삼았다.
홍성흔이 목표로 하는 성적 중에는 개인적인 부분도 있지만 팀이 함께 만들어야 하는 것도 있다. 홈런은 혼자서도 가능하다. 지난해 15홈런을 기록한 홍성흔이 장타를 조금 더 늘린다면 송 감독이 바라는 20홈런에 도달할 수 있다. 하지만 타점은 득점권 타율과 함께 앞선 타자들의 출루가 전제돼야 한다.
송 감독이 홍성흔에게 홈런과 함께 타점까지 주문한 것은 팀 타선 전체에 바라는 점을 전달한 것이라 볼 수 있다. 예상 테이블 세터인 민병헌과 오재원이 자주 출루해 1회부터 홍성흔에게 많은 찬스가 가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은 것이라는 해석이 가능하다.

이처럼 20홈런 85타점은 혼자만의 노력으로 되는 것이 아니기에 달성하기 힘든 기록이다. 실제로 지난 시즌 20홈런과 85타점을 동시에 달성한 선수는 리그 전체에서 단 5명에 불과했다. 이 기록을 만든 선수가 1명도 없는 팀이 다수였고, 한 팀에서 2명을 배출한 것은 넥센 히어로즈가 유일했다.
이 기록을 해낸다면 타율은 따라온다. 지난해 이 기록을 넘은 5명의 선수들 중 가장 낮은 타율을 기록한 선수는 이호준(NC 다이노스)이었는데, 이호준의 타율이 .278이었다. 득점권 타율이 시즌 타율의 일부를 구성하기 때문에 85타점 이상을 누적할 수 있을 정도로 득점권 타율이 높은 선수는 시즌 전체로 봐도 타율이 낮을 수 없다.
홍성흔이 이 대열에 합류한다면, 두산은 우승도 바라볼 수 있다. 이번 시즌 홍성흔은 두산의 5번타자다. 일반적으로 5번보다 4번 타순에 위치한 선수의 기대치가 더 크다는 점을 감안하면, 올해 두산은 2명 이상의 타자가 20홈런과 85타점 이상을 해주기를 원한다고 볼 수 있다. 중심타자 2명이 85타점을 넘긴다면 타선 전체의 걱정이 사라진다.
결국 송 감독이 원하는 홍성흔의 개인성적은 두산의 우승 도전과도 직결되는 과제다. 우승을 위해서는 홍성흔의 20홈런과 85타점이 필요하고, 홍성흔이 이 미션을 완수하면 우승 도전에 필요한 충분한 추진력이 생긴다. 시범경기에서 첫 홈런을 날리며 예열을 끝낸 홍성흔이 자신을 위해, 그리고 팀을 위해 세운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지 주목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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