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어 문법은 딱딱하고 지루한 것이다? 이 질문에 ‘아니다’ 라고 선뜻 대답할 이가 있을까? 학창시절을 겪으면서 국어 문법에 대해 가졌던 선입견은 대부분 ‘딱딱하고 지루하다’일 것이다.
그런데 이 선입견에 정면으로 반기를 든 문법책이 나왔다. 강남 입시학원계에서 ‘명강의’로 이름이 높은 정지웅 윤종 씨가 함께 펴낸 ‘행복한 만화 국어문법’이 그것이다. 국어 문법이 ‘행복하다’는 제목이 상당히 도발적이다. 하지만 ‘만화’라는 또 다른 수식어를 보니 고개가 끄덕여진다.
이 책은 강남 입시학원에서 잔뼈가 굵은 학원 강사들이 엮은 책이다. 어떻게 하면 학생들이 지루하지 않게 국어문법을 가르칠 수 있을까를 고민하다 보니 결국 ‘만화’라는 형식에 주목하게 됐다. 저자들은 “학생들이 딱딱한 문법을 공부하며 당하는 고통을 배려하지 않고 빽빽하게 내용이 채워진 문법책을 보면서 문법을 가르치는 것이 직업인 우리도 어지러움을 느낄 때가 있다”고 실토하고 있다.

배우는 학생들과 가르치는 강사 사이에서 원활한 교감을 위해 가장 중요한 요소는 공감대이다. 학생이 어렵지 않기 받아들이기 위해서는 가르치는 강사에게도 내용이 어렵지 않아야 한다. ‘행복한 만화 국어문법’에서는 활자보다는 이미지와 영상에 더 익숙한 세대들의 현실을 십분 배려했다. ‘만화’를 보듯이 쉽게 문법에 접근하고 책장을 넘기다 보면 저절로 내용이 익혀지도록 흐름을 구성했다.
이 책은 학생들을 ‘독자’로 간주하는 배려를 하고 있다. 교과서처럼 누군가의 설명이 있어야만 이해가 되는 책이 아니라 소설책을 보듯이 읽어 내려가면 내용이 이해 되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독자’와 ‘이해’의 관점에서 지금까지의 문법책이 간과한 큰 걸림돌이 있었다. 한자어로 된 문법 용어다. 한자세대가 아닌 학생들에게 문법은 용어 자체가 장벽이다. 이 책에서는 최우선적으로 용어의 의미를 알기 쉽게 풀어주고 있다. 용어만 제대로 이해해도 의미의 반은 이미 아는 셈이다. 이 책은 문법에 사용되는 어휘의 뜻을 하나하나 풀어서 설명해 학생들이 정확한 개념을 갖고 문법 공부를 시작할 수 있도록 했다. 그래서 ‘행복한 만화 국어문법’은 교과서가 아니라 교양서가 됐다.
교양서로서의 ‘행복한 만화 국어문법’은 일상과도 맞닿아 있다. 딱딱한 문법책이 시험이라는 굴레를 벗어나 실생활과 연을 맺으니 문법이 한결 재미있어 졌다.
저자인 윤종 씨는 “시험을 잘 보기 위해 하기 싫은 문법 공부를 한다고 생각하는 학생들이 많다. 문법은 늘상 우리와 함께 하는 것이다. 우리가 의사소통하는 모든 상황 속에 존재하는 문법을 실생활과는 동떨어진 채 책 속에 죽어있는 규칙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문법 공부를 더 어렵게 하는 일이다”고 말하고 있다.
이 책은 생활 속의 다양한 에피소드와 실제 사용의 예들을 소개하고, 군데군데 ‘독자 퀴즈’를 구성했다. 덕분에 ‘행복한 만화 국어문법’은 독자들과의 소통이 있는 ‘현재 진행형의 문법책’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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