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SBS 교양 프로그램 '짝' 출연자 사망과 관련해 수사 범위를 계속 확대하고 있다. 왜 그럴까?
일단 경찰의 수사 확대 의지는 유족들이 제기하고 있는 의혹을 말끔하게 해소하고 가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짝' 측의 부인에도 불구하고 사건 이후 제작진이 출연자의 주변 상황과 심리를 압박했다는 내용의 의혹 제기가 끊이질 않았기 때문이다.
경찰은 처음부터 본인의 심경 비관에 따른 자살로 이번 사건을 규정했고 10일 브리핑에서도 타살 등의 가능성은 열어두지 않았다. 따라서 수사의 핵심은 출연자의 자살에 누군가 영향을 끼쳤는 지 여부를 밝히는 데 모아질 것으로 보인다.

경찰은 조만간 제작진으로부터 사건 전후 상황이 담긴 녹화 테이프를 전량 넘겨받아 이를 토대로 추가 조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제작진을 재소환해 조사할 가능성도 열어놓고 있다.
유서가 발견됐고, 자살의 정황이 여럿 포착된 만큼 수상 방향에는 변함이 없을 게 확실하다. 하지만 제작진의 강압적인 촬영 진행 등이 죽음에 영향을 미쳤는지 여부는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잇어 경찰은 이 부분 수사에 주력하고 있다. 현재까지는 이를 뒷받침할 만한 증거가 나오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제작진이 제공할 녹화 테이프가 수사에 변수가 될지는 지켜볼 부분이다.
지난 8일 경찰은 제작진에게 사고 당시 진행된 촬영 녹화분 전량 제출을 요구한 바 있다. 당시 경찰은 "SBS가 촬영분 전량 제출 요구에 논의를 거쳐 결정 사항을 알려주겠다는 입장을 전해왔다"며 "SBS 측에 촬영분 전량 제출을 요구했지만 양이 워낙 방대하고 다른 출연자들의 사생활, 개인정보 문제가 있어 SBS 측에서 협의하고 결정 사항을 알려주기로 한 상태"라고 전했다.
앞서 지난 5일 새벽 '짝'의 제주도 촬영 현장에서 한 여성 출연자가 목을 매 숨진 채 발견됐고 SBS는 여론이 들끓자 출연자 사망 사건에 책임을 지고 '짝' 폐지를 결정했다. 이어 7일 "SBS는 고인의 명복을 빌며, 유가족 여러분께 다시 한번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 이번 사건의 사후 처리에 최대한 노력할 것이며, 앞으로 프로그램 제작과정에서 유사한 사건이 재발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프로그램 ‘짝’을 폐지하게 된 데 대해 시청자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과드리며 보다 좋은 프로그램으로 보답하겠다"고 사과의 뜻을 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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