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가 '짝'에 이어 '자기야'까지 뻥뻥 터지고 있다. 먹구름이 잔뜩 낀 SBS지만 매우 민감한 사건이 이어지다보니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답답한 상황이다.
10일 SBS 예능 프로그램 '자기야 - 백년손님'에 출연 중인 피부과 의사 함익병이 조선일보 발행 시사 월간지 월간조선과 진행한 인터뷰로 몸살을 앓고 있다. 지난 5일 SBS 교양 프로그램 '짝' 촬영 현장에서 출연자 한 명이 목을 맨 채 발견된 상황에서 SBS는 그야말로 고립무원의 상황에 놓였다. 적극적으로 방송사의 입장을 표하기 민감한 사안들이라 관계자들은 난처한 기색만 보이고 있다.
'자기야'를 통해 국민 사위라는 애칭으로 불리고 있는 함익병은 월간조선 3월호 인터뷰에서 “여자는 국방의 의무를 지지 않으니 4분의 3만 권리를 행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독재가 왜 잘못된 것인가? 플라톤도 독재를 주장했다", "더 잘살 수 있으면 왕정도 상관없다", "내 자식들은 지금까지 투표권이 없다. 국민의 4대 의무를 다하지 않았으니 투표권이 없다고 얘기했다", "여자는 국방의 의무를 지지 않으니 4분의 3만 권리를 행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세금을 내기 전 투표권을 가지면 안된다" 등 예민한 내용을 인터뷰로 다뤄 이목을 끌고 있다.

그는 의료민영화에 대해 "이 개념은 일부 의식화한 집단 또는 의도를 가진 사람들이 만들어낸 ‘네이밍(naming)’에 불과하다"고 설명했고, 안철수 의원에게는 "좋게 말하면 과대망상이고, 나쁘게 말하면 거짓말쟁이다. ‘가족에게 말도 안 하고 군대 갔다’는 말을 아무렇지 않게 방송에서 하는 걸 보면 ‘뻥’이 좀 심한 것 같다"고 날선 발언을 했다.
정치 문제를 예능 프로그램 출연자가 언급하는 것은 반대 의견을 가진 이들의 반발을 불러올 위험 부담을 안는다. 함익병도 마찬가지. 인터뷰 내용이 알려진 후 일부 시청자들은 ‘자기야’ 온라인 게시판에 하차 요구까지하며 거센 반발을 보이고 있다.
이런 가운데 방송사 촬영 현장에서 이례적으로 사망 사고가 발생한 '짝'은 아직까지 경찰 조사가 진행 중이다. 일단 경찰은 수사범위를 확대하며 유족들이 제기하고 있는 의혹을 말끔하게 해소하겠다는 제스처를 보이고 있다.
경찰은 조만간 제작진으로부터 사건 전후 상황이 담긴 녹화 테이프를 전량 넘겨받아 이를 토대로 추가 조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제작진을 재소환해 조사할 가능성도 열어놓고 있다.
유서가 발견됐고, 자살의 정황이 여럿 포착된 만큼 수상 방향에는 변함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제작진의 강압적인 촬영 진행 등이 죽음에 영향을 미쳤는지 여부는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어 경찰은 이 부분 수사에 주력하고 있다. 현재까지는 이를 뒷받침할 만한 증거가 나오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제작진이 제공할 녹화 테이프가 수사에 변수가 될지는 지켜볼 부분이다.
앞서 지난 5일 새벽 '짝'의 제주도 촬영 현장에서 한 여성 출연자가 목을 매 숨진 채 발견됐고 SBS는 여론이 들끓자 출연자 사망 사건에 책임을 지고 '짝' 폐지를 결정했다. 이어 7일 "SBS는 고인의 명복을 빌며, 유가족 여러분께 다시 한번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 이번 사건의 사후 처리에 최대한 노력할 것이며, 앞으로 프로그램 제작과정에서 유사한 사건이 재발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프로그램 ‘짝’을 폐지하게 된 데 대해 시청자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과드리며 보다 좋은 프로그램으로 보답하겠다"고 사과의 뜻을 표한 바 있다.
현재 SBS는 공식적인 멘트 한 마디에도 신중을 기하고 있다. 그만큼 조심스럽고 신중하게 난관을 극복해 나가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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