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월화드라마 ‘기황후’(극본 장영철 정경순 연출 한희 이성준)가 승승장구를 이어가고 있다. 여전히 초반 역사 왜곡 논란을 불편하게 보는 시각이 존재하지만, 대다수의 팬들은 이 드라마 특유의 속도감과 박진감 넘치는 지략싸움에 환호하며 이를 잊은 모습이다.
지난 10일 방송된 ‘기황후’에서는 연철(전국환 분) 일가를 몰락시키기 위해 본격적으로 힘을 모으는 황제 타환(지창욱 분)과 기승냥(하지원 분), 황태후(김서형 분)와 왕유(주진모 분), 백안 장군(김영호 분)과 연비수(유인영 분) 등의 모습이 그려졌다.
이날 타환은 행성주들에게 밀서를 보내 연철을 없애려는 자신의 계획을 밝혔다. 이에 행성주들은 동참하겠다는 의사를 내비쳤고, 긴장감 넘치는 결전이 시작됐다. 행성주들을 비롯해 타환의 편에 선 각기 다른 인물들은 힘을 합쳐 연철을 잡기 위한 덫을 놓았다.

돋보였던 것은 역시 지략싸움이었다. 백안장군의 책사 탈탈(진이한 분)은 행성주들이 합법적으로 군대를 움직일 수 있는 비책을 내며 연철 힘의 중추를 잘라냈다. 백안이 마치 반란을 일으킨 것처럼 꾸며 군사를 일으키게 한 것.
이에 행성주들은 연철의 편에서 백안과 싸우기 위해 가려는 듯 군대를 끌고 나갔고, 황태후는 이를 빌미삼아 기승냥을 죽이려 하는 타나실리(백진희 분)의 눈을 속여 그를 냉궁으로 보내는 데 일조했다.
뿐만 아니라 연철의 아들 당기세(김정현 분)와 탑자해(차도진 분)는 백안을 잡겠다며 아버지의 곁을 떠나기로 했다. 두 사람이 마음 편히 떠날 수 있었던 것은 도성 수비대를 맡은 왕유가 아버지의 곁에 있었기 때문. 그러나 연철에게 충성을 다하는 듯 보였지만 왕유 역시 실은 백안-타환 등과 내통하며 한편으로 활약하고 있었다.
이처럼 '기황후'는 쫄깃한 두뇌 싸움이 전개되며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초반 역사적인 기록과는 다른 주인공 기황후의 인물 설정으로 역사 왜곡 논란을 일으킨 것과는 다른 모습이다. 이는 역사적인 내용을 떠나 인물의 설정을 바꾸고, 연철이라는 악인을 중심에 세워 그를 무너뜨리기 위한 복수극으로 드라마의 방향을 바꾼데서 큰 힘을 입은 것으로 보인다.
50부작인 '기황후'는 이제 36회를 마치고 절정으로 치닫고 있다. 절묘한 성공법으로 동시간대 1위 자리를 줄곧 유지해오고 있는 이 드라마가 만만치 않은 경쟁작들의 맴추격 속에서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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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황후'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