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아' 첫공개..SF와 성경의 만남 '종교영화 넘나?'
OSEN 최나영 기자
발행 2014.03.11 17: 32

'블랙스완' 대런 아로노프스키의 차기작으로 주목받은 영화 '노아'가 SF와 성경의 만남으로 새롭게 창조된 세계를 보여준다. 미시감 있는 비주얼과 성경 구설을 확대, 혹은 재해석한 이야기는 창세기에 기반한 판타지다.
11일 오후 서울 왕십리 CGV에서 첫 공개된 '노아'는 성경에 짧은 글귀로 적혀 있는 노아의 방주 이야기를 그려냈다. "창조주께서 노아에게 말씀하시기를 너는 아들들과 아내와 며느리들과 함께 방주로 들어가거라." 영화는 이에서 한 발짝 더 나가가 노아의 내면세계로 들어가 인간과 가족, 부모와 자식, 선과 악, 남자와 여자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세상을 삼켜 버린 대홍수 속 노아 가족은 유일하게 창조주의 구원을 받지만 가정은 평화롭지 못하다. 신의 선택을 받은 노아는 최초의 에덴동산을 위해 가족을 희생시키고자 하고, 가족들은 신과 가족 사이에서 고민하는 아버지 노아를 보며 슬퍼하고 분노한다. 성경에 표현된 세 며느리들은 한 명의 며느리로 축약돼 갈등을 증폭시킨다.

영화는 신의 부름을 받은 특별하면서도, 반면에 한없이 인간적인 '인간'을 보여준다. 특히 흥미로운 인물은 노아의 둘째 아들 함이다. 가장 인간적이고도 본능적인 욕망에 들끓는 그는 신에게 구원받았으면서도 반대로 구원받지 못한 인물이다. 영화 속 '인간적인 사랑'을 대변하는 그는 갈등 유발자이면서도 가장 관객들의 공감을 얻을 만하다.
시각적인 면으로 눈을 돌리자면, 영화는 대런 아로토프스키 감독의 작품이라는 것 외에도, 예고편을 통해 등장한 압도적인 비주얼-수만가지 상상이 가능하면서도 재현이 불가능해 보였던 노아의 방주를 어떤 식으로 실사로 재현할 것인가-이 관심을 끌었다. 스크린을 집어 삼킬 것 같은 대홍수 장면이나, 방주로 찾아오는 동물 떼 샷은 '상상 그 이상'의 볼거리를 제공한다. 
영화는 SF와 성경 사극의 만남이다. 태초 인간과 공존했던 빛을 품은 거인들, 마법처럼 우주의 본질을 탐닉하는 장면들은 SF 블록버스터가 쓴 한 편의 시 같다. 그러면서도 창조주가 쓸어버리기로 결심하게 만든 더럽혀진 인간들, 그 인간들이 벌이는 살육의 현장은 처참하게 묘사된다. 마치 트랜스포머와 모세가 공존하는 듯한 비주얼은 비교적 느슨하게 볼 수 있는 이야기에도 눈길을 잡아끄는 힘이 된다. 
자신의 가족까지 희생하며 창조주의 뜻을 이루고 싶었던 노아의 인간적인 고뇌, 그 안에서 과연 인간이란, 그리고 신이란 어떤 존재인가를 생각케하는 영화. 방주에 올라타며 내릴 때까지 단 한 마디의 대사도 나와있지 않은 성경을 기반으로 수많은 상상을 했을 감독의 고민이 느껴진다.
대형 사이즈이지만 오락 요소가 적고, 서사극이지만 한 가정의 이야기다. 또 과연 대런 아프노프스키 감독이 종교와 비종교적인 선을 어떻게 넘나들지가 세간의 관심이었는데 확실히 종교 영화는 아니다. 기독교들이어떤 시각으로 이 영화를 볼 지도 궁금해진다. 실제로 '노아'는 개봉이 다가올 수록 국내 뿐 아니라 현지에서도 그 내용에 대한 관심이 기독교인들 사이에서 높아지고 있다.
감독에 대한 기대만큼이나 출연진도 화려하다. 노아와 부인 역할에 러셀 크로우와 제니퍼 코넬리, 아들 셈과 그의 연인 일라 역에 더글러스 부스와 엠마 왓슨, 노아의 조부 므두셀라 역에 안소니 홉킨스, 둘째 아들 햄 역에 로건 레먼 등이 출연한다. 20일 전세계 최초 개봉.
nyc@osen.co.kr
'노아' 포스터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