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호 예측 적중? 최장신 볼스테드 성공예감
OSEN 조인식 기자
발행 2014.03.12 10: 40

정확성과 장타력을 두루 갖춘 이대호(32, 소프트뱅크 호크스)도 인정한 두산 베어스의 새 외국인 투수 크리스 볼스테드(28)가 조금씩 최장신의 위용을 드러내고 있다.
볼스테드는 지난 11일 김해 상동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의 시범경기에 선발로 등판해 4이닝 1피안타 3탈삼진 3볼넷으로 무실점 호투했다. 이 경기에서 두산은 타선이 터지지 않아 1-1 무승부를 기록했지만, 볼스테드가 9이닝의 절반 가까이를 책임진 마운드는 롯데의 방망이를 잘 막아냈다.
시범경기 첫 등판에서 선보인 호투로 볼스테드는 주위의 우려를 씻었다. 볼스테드는 일본 미야자키 스프링캠프에서 첫 실전 등판에 나섰을 때는 부진한 피칭으로 신뢰를 주지 못했다. 당시 소프트뱅크전에 선발로 나섰던 볼스테드는 1이닝 5피안타 4실점(3자책)으로 무너졌다.

하지만 한 경기에서의 기록이 선수를 평가하는 기준이 될 수는 없었다. 소프트뱅크의 4번 이대호가 보기에도 볼스테드의 공이 만만한 것은 아니었다. 이대호는 볼스테드와 상대한 직후 “나도 100% 컨디션이 아니고, 볼스테드도 100% 컨디션이 아니라고 하니 정확히 판단하기는 힘들지만, 볼스테드의 몸 상태가 완벽하면 큰 키에서 나오는 커브와 빠른 볼이 위력적일 것 같다”라고 말한 바 있다.
당시 볼스테드는 소프트뱅크 타선을 맞아 2회에도 마운드에 올랐으나 아웃카운트를 하나도 잡지 못했을 정도로 정상적인 컨디션이 아니었지만, 포심 패스트볼의 구속은 146km까지 나왔다. 이에 이대호도 볼스테드가 정상 궤도에 올라갈 경우 타자들이 공략하기 힘들 것이라는 예측을 내놓은 것이다.
팀의 주전 포수인 양의지의 생각 역시 마찬가지였다. 시범경기가 개막하기 전 볼스테드의 공이 어떤지 묻자 양의지는 지체 없이 “10승은 충분할 것 같다”고 낙관적으로 말했다. 그만큼 시범경기 이전부터 볼스테드의 구위는 공을 받는 포수에게도 충분한 믿음을 주는 수준이었다고 볼 수 있다.
롯데전 구속이 소프트뱅크전에 비해 올라온 것은 아니었지만, 볼스테드는 207cm의 큰 키에서 나오는 위력을 유감없이 과시했다. 이대호의 말처럼 개막에 가까워지자 타자들이 공략하기 힘든 모습을 찾아가고 있는 볼스테드에게는 구속 증가의 여지도 남아 있다. 이미 146km까지 보여준 만큼 날씨가 따뜻해지면 150km에 육박하는 포심 패스트볼도 볼 수 있다.
팀 동료인 더스틴 니퍼트와 LG에서 뛰었던 레다메스 리즈, 지난해부터 국내에서 뛴 릭 밴덴헐크(삼성) 등의 사례에서 볼 수 있듯 장신의 오버핸드 혹은 스리쿼터 투수는 일정 수준의 구위만 뒷받침되면 성공할 수 있는 가능성이 평범한 하드웨어를 지닌 투수들보다 높다.
이러한 장신 투수들 가운데서도 볼스테드는 가장 키가 크다. 성공을 단정할 순 없지만 신체조건에서 유리한 것은 사실이다. 계약과 함께 한국프로야구 역대 최장신 외국인 선수 자리에 등극한 볼스테드가 이대호의 예언을 현실로 만들어갈 수 있을지 주목해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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