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신진세력의 내외야 병행, 어떤 결과 낳을까
OSEN 윤세호 기자
발행 2014.03.12 06: 14

2014시즌 LG 야수진의 화두는 포지션 이동이다. 주전 3루수 정성훈이 1루수로 이동한 것을 비롯해, 많은 야수들이 스프링캠프서 새로운 자리서 훈련했다.
특히 신진세력 다수는 내외야를 병행하고 있다. 지난 11일 창원 마산구장에서 열린 NC와 시범경기서 문선재 박용근 백창수는 익숙한 내야가 아닌 외야를 지켰다. 특히 문선재는 좌익수로 출장했다가 경기 중반 이후 1루수로 포지션을 바꾸며 한 경기서 내외야를 모두 커버했다. 내야 센터라인이 주포지션인 박용근은 중견수로 나섰고, 3루를 주로 보던 백창수는 좌익수로 뛰었다.
LG가 이처럼 멀티 포지션을 추구하는 것은 두터워진 선수층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다. 주축 선수들이 자리를 잡고 있는 가운데 백업선수들이 멀티 포지션을 소화한다면, 야수진을 운영하기가 수월해진다. 문선재 박용근 백창수 셋 모두 도루 능력까지 갖추고 있어 대수비나 대타 뿐이 아닌 대주자로도 기용할 수 있다.

이는 김기태 감독이 추구하는 야구와도 맞아 떨어진다. 김 감독은 야수진을 풀가동, 라인업에 이름을 올린 야수들 대다수를 두루 기용하는 ‘토털 베이스볼’을 지향한다. 마라톤과 같은 페넌트레이스서 주축 선수들만으로 모든 경기 9이닝을 소화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때문에 주축 선수들을 적절한 시기에 쉬게 해주고, 그 자리에 신예선수들을 넣는 계획을 짜고 있다.
김 감독은 지난 7일 시범경기를 앞두고 “현역 때 경험을 돌아보면 이동하고 다음날인 금요일 경기가 가장 힘들더라. 지난해 베테랑들을 금 토 일 하루씩 돌려가며 빼거나 지명타자로 출장시킨 것도 이러한 이유였다”며 “또한 이렇게 해서 어린 선수들에게 기회를 주려는 의도도 있다. 갑자기 대타로 써서 경기 후반부터 나오는 것도 기회가 될 수 있으나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리고 경기를 준비하게 하는 것이야말로 진짜 기회를 부여하는 것이라 본다”고 밝혔다.
이러한 시도가 성공한다면, 성적과 리빌딩을 함께 이룰 수 있다. 베테랑 선수들의 틈을 신예선수들이 파고들기가 쉬워지며, 기회를 살려 성장할 여건이 형성된다. 그러나 한 편으로는 프로 생활 내내 확실한 수비 포지션을 찾지 못하고, 그저 유틸리티 플레이어로만 머무는 선수가 될지도 모른다.
물론 신예 야수진의 내외야 멀티 포지션이 계속 이어지리라 확신할 수는 없다. 시범경기이기에 가능한 단발성 이벤트에 그칠 확률도 높다. 어쨌든 지난 11일 시범경기서 가장 바빴던 문선재는 타석에서도 4타수 2안타 4타점으로 팀 승리에 일등공신이 됐다. 외국인 타자 조쉬 벨이 3루를 지키고, 기존 3루수였던 정성훈이 1루수 미트를 끼면서 지난해 1루를 주로 봤던 문선재는 스프링캠프서 외야수비 훈련에 임했다.
경기 후 문선재는 “매 상황 자신감을 갖고 상황마다 최선을 다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김 감독의 의도대로 문선재를 비롯한 신진세력의 멀티 포지션 소화가 성장으로 이어질지 지켜볼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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