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파이어볼러 최영환, "오승환 선배와 비교?"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4.03.12 06: 12

일본 한신 타이거스 오승환(32)은 신인 때부터 범상치 않았다. 대졸 신인으로 시즌 개막부터 1군 중간계투로 시작한 그는 후반기부터 마무리를 맡더니 그해 한국시리즈 MVP와 신인왕까지 차지했다. 이후 한국프로야구 사상 최고의 마무리로 성장했고, 거액을 받으며 일본 무대로 진출했다. 
오승환의 등장을 돌이켜보면 한화 신인 투수 최영환(23)과 닮은 구석이 꽤 많다. 나란히 대졸 신인으로 2차 1순위 출신이라는 점이 같고, 빠른 공을 던지는 독특한 투구폼의 소유자라는 점에서 그렇다. 무엇보다 보통 투수들이 선발을 원하는 것에 반해 처음부터 구원 역할을 선호한다는 점이 빼닮았다. 
먼저 체격조건부터 보자. 오승환은 178cm로 큰 키는 아니지만 92kg으로 다부진 '돌쇠형' 체격을 자랑한다. 최영환도 181cm 88kg으로 오승환처럼 크지 않은 키에 단단한 체구를 갖췄다. 두 선수 모두 고교 때 지명을 받지 못하고 대학으로 진학했는데 오승환은 팔꿈치 수술, 최영환은 어깨 통증으로 시련을 겪었다. 

하지만 대학 무대에서 실력을 갈고 닦아 2차 1번으로 상위 순번에 지명됐다. 여기에 투구폼이 독특하다. 오승환은 왼 디딤발이 땅을 한 번 스치듯 차고 나오고, 최영환은 공을 던지는 오른팔의 백스윙이 짧다. 150km에 육박하는 강속구 투수들이기에 타자들이 타이밍 맞추기가 쉽지 않은 투구폼이다. 
최영환은 "고교 시절 어깨가 아파서 공을 많이 못 던졌다. 처음에는 나 역시도 팔을 크게 움직이는 폼이었지만 통증이 있어 그렇게 던질 수 없었다. 그때 '어떻게 하면 안 아프게 하고 던질까' 생각하다 지금의 폼이 만들어졌다. 현재 폼이 통증없이 가장 편하다"고 말했다. 간결한 폼에서도 강속구가 뿜어진다. 
오승환은 한국야구를 상징하는 마무리투수답게 구원이라는 역할에 자부심이 강하다. 최영환도 "투수라면 대부분 선발을 원할 것이다. 하지만 난 구원이 좋다. 내 투구 스타일도 선발보다는 구원이 맞다. 선발로 하기에는 구종이 다양하지 않고, 긴 이닝을 던질 수 있는 운영능력도 떨어진다"며 "힘으로 승부하는 구원이 어울린다. 위기를 막는 구원투수의 짜릿함도 매력적이다"고 말했다. 
최영환은 지난 8~9일 SK와 시범경기 개막 2연전에 모두 구원등판, 2이닝 동안 안타없이 몸에 맞는 볼만 허용했을 뿐 무실점으로 잘 막았다. 직구 최고 구속은 벌써 148km까지 나오고 있다. 김응룡 감독은 "최영환은 개막 엔트리에 들어갈 정도"라며 "시범경기에서 경험을 쌓고 적응할 수 있도록 계속 쓰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영환은 오승환과 비교하는 주위 시선에 대해 "체구가 비슷하고, 독특한 폼에서 빠른 공을 던지는 것 때문에 그러시는 듯하다"면서도 "아직 나는 오승환 선배와 비교될 만한 선수가 아니다. 감히 비교되는 것도 그렇다. 닮고 싶지만 따라가기에 멀다"고 손사래쳤다. 하지만 진중하면서도 무게 있는 최영환의 모습에서 '제2의 오승환' 향기가 나는 건 어쩔 수 없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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