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 히어로즈가 시범경기에서 마운드에 울고 웃는 모습이다.
넥센은 지난 8일부터 시작된 시범경기에서 2승1무를 기록했다. 3경기에서 막강한 타격의 힘을 자랑하며 22득점을 기록했다. 2승 모두 지고 있다가 뒤집었고 1무 역시 선취점을 내줬으나 역전에 성공했다가 다시 점수를 내줘 무승부가 됐다.
좋게 말하면 뒷심이지만 나쁘게 말하면 선발의 불안함이 계속되는 모습이다. 3경기 동안 넥센의 선발들은 오재영이 4이닝 3실점, 밴 헤켄이 4이닝 2실점, 금민철이 2이닝 1실점(비자책)을 각각 기록했다. 아직 시범경기고 날씨가 춥지만 1,2회 점수를 내주다 안정감을 찾는 피칭이 팀의 애간장을 타게 했다.

올 시즌 무엇보다 가장 중요했던 토종 선발진 꾸리기도 아직은 미지수다. 오재영, 강윤구, 문성현, 금민철 등이 선발 후보로 마운드에 선 가운데 8일 2이닝 무실점을 기록했던 문성현 정도가 안정감을 보였다. 강윤구는 9일 2이닝을 호투하고도 3번째 이닝에서 밀어내기 볼넷 2개를 내주며 팀의 무승부를 자초했다.
특히 마운드의 '볼넷병'은 아직 낫지 않았다. 염경엽 넥센 감독은 지난 8일 무사사구로 경기를 마치자 "시범경기 첫 날이지만 무사사구로 이긴 것이 가장 좋다"고 말했다. 올해는 제발 볼넷을 내주지 말라는 어조가 강하게 묻어났다. 투수들을 향한 칭찬이자 당부였다. 그러나 넥센 마운드는 9일 사사구 6개, 11일 사사구 8개로 기대에 어긋났다.
다행인 점이 있다면 불펜의 안정감이다. 그동안 약점으로 꼽혀왔던 불펜은 예상보다 침착한 모습이다. 특히 올 시즌 새로운 풀타임 불펜 투수로 예고된 김영민과 조상우가 그동안 지적된 제구력 문제를 넘어 안정된 피칭을 보여주고 있다. 김영민은 2경기에서 3이닝 1사사구 무실점을 기록 중이다. 조상우는 9일 1이닝 3탈삼진 무실점으로 인상적인 경기를 펼쳤다.
염경엽 감독은 11일 경기에서 승리를 거둔 뒤 "김영민과 손승락이 지키는 야구를 해줬다"고 평가했다. 넥센은 지난해 홀드왕과 세이브왕을 동시에 배출했음에도 불구하고 '지키는 야구'와는 그닥 친해보이지 않았다. 그러나 올해 불펜이 한층 강화된다면 강한 화력과 더해 많은 승리를 따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그 이전에 선발진 꾸리기는 먼저 해결해야 할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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