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 태어날 아기에게 승리를 선물하겠다.”
리카르도 포웰(31, 전자랜드)이 플레이오프 첫 경기 필승을 다짐하고 있다. 정규리그 4위 인천 전자랜드는 12일 오후 7시 홈구장 인천삼산체육관에서 5위 부산 KT와 2013-2014시즌 KB국민카드 프로농구 6강 플레이오프 1차전을 펼친다. 5전 3선승제인 만큼 1차전이 매우 중요하다.
두 팀 모두 서로를 이겨야 할 이유는 충분하다. 하지만 포웰만큼 승리가 간절한 선수도 없을 것이다. 포웰은 곧 있으면 아빠가 된다. 아내 미아 씨가 미국에서 출산을 앞두고 있는 상태다. 가보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을 터. 하지만 포웰은 정규리그가 끝나고 플레이오프를 준비하며 팀에 전념하고 있다.

유도훈 전자랜드 감독은 시즌 중 포웰을 주장으로 선임했다. 외국선수에게 주장을 맡기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포웰이 전자랜드의 에이스인데다 특유의 친화력과 리더십이 있기에 가능했다. 유도훈 감독도 포웰의 눈에 아내와 아기가 밟힌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유 감독은 아기용품을 미국으로 공수해 포웰의 마음을 달래기도 했다. 그는 “뇌물이지 뭐. 이렇게라도 해서 포웰이 잘해주면 좋을텐데...”라면서 농담을 던졌다. 포웰이 팀내에서 차지하는 큰 비중을 짐작할 수 있는 부분이다.
10일 미디어데이에서 만난 포웰은 “새로 태어날 아기에게 승리를 선물하고 싶다”면서 필승을 다짐하고 있다. 만약 6강에서 탈락하면 포웰은 미국으로 가서 가족을 볼 수 있다. 하지만 대충하고 지겠다는 생각은 결코 찾아볼 수 없었다. 아기에게 떳떳한 아버지가 되겠다는 것. 포웰은 손가락 세 개를 가리키며 전자랜드의 3-0 승리를 자신했다.
포웰은 정규리그 KT전 6경기에서 평균 18.2점을 넣었다. 재밌는 것은 포웰이 18점 이상 올린 4경기에서 3승 1패로 승률이 압도적이었다는 점이다. 포웰이 터져주지 않으면 승리하기 어렵다는 말도 된다.
전자랜드 플레잉코치 이현호는 “포웰이 외국선수 특유의 흥이 있다. 주장이 되서 책임감을 갖고 간다. 며칠 후 포웰의 아기가 태어난다. 포웰이 집에 가지 못하더라도 플레이오프에 모든 것을 쏟아 붓겠다고 말하는 것을 보면 우리도 더 끈끈해진다”면서 단합을 강조했다.
전자랜드는 무릎이 좋지 않은 정영삼의 출전이 불투명하다. 다른 국내선수들이 포웰의 부담을 덜어주지 못하면 큰 타격을 받을 수 있다. 이래저래 주장 포웰의 어깨가 무겁다. 차바위, 박성진 등 다른 선수들의 득점이 변수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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