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미국? 아니, 중국이다! K-POP 노선 수정
OSEN 이혜린 기자
발행 2014.03.12 09: 41

K-POP의 미래는 중국일까?
K-POP이 한국 시장 다음으로 중시하는 주타깃이 일본, 미국을 지나 중국으로 향하고 있다. 이미 차근차근 중국 시장을 준비해온 대형기획사를 선두로, 이제 중소기획사까지 중국 진출을 위한 전략을 구상하고 있다. 포화에 이를만큼 이르렀다고 판단되는 일본, 가능성은 발견했지만 한계도 보이는 미국에 비하면 중국은 발전가능성이 무궁무진한 시장으로 각광받고 있는 것. 중국 전문가를 확보하기 위한 각 기획사의 움직임이 발빠르다.
# 의리있는 팬심, 보상이 후한 시장

중국은 한번 인기를 얻으면 꽤 오랫동안 사랑받는 시장으로 통한다. 인기 부침이 심한 가수들에게 이같은 중국팬들의 의리는 매우 매력적. 영토가 넓은 만큼 전국구 스타가 되는 데에 훨씬 많은 시간과 돈이 투자되지만, 한번 통하면 그에 대한 보답이 상당한 수준이다. 중국에서 한번 스타로 자리잡은 연예인들이 쉽게 한국으로 중심을 옮기지 못하는 것도 이같은 이유. 한 아이돌그룹 관계자는 "10년전 인기를 끌었던 아이돌그룹 멤버들이 아직도 현지에서는 열렬한 환영을 받는데, 최근 국내 트렌드와 큰 관계 없이 이같은 의리를 보여주는 거의 유일한 곳"이라고 설명했다.
대우도 파격적이다. 일본이 아티스트를 극진히 대우해, 여전히 방송사 파워가 더 센 국내 풍토에 익숙한 한국 가수들을 감동시킨다면, 중국은 출연료 단위부터가 다르다. 최근 엔터테인먼트 업계에 대한 관심이 폭발적으로 늘어나면서 대규모 자본을 갖춰 콘텐츠에 대한 보상이 매우 후하다는 것. 한 가요관계자는 "스타급은 방송에 한번 출연해도 억단위의 개런티가 오간다. 가수들에게 출연료가 매우 인색한 국내 방송과는 완전히 다르다"고 말했다.
# K-POP, 모두 뛰어들었다
대형기획사는 중국 진출을 '필수'로 보고 있다. SM, YG, JYP, FNC 등이 모두 중국 지사를 설립했다. 해외업무팀은 물론이고 홍보팀 등 국내 직원들 사이에선 중국어를 배우는 광경이 흔해졌다. 중국 시장에 가장 먼저 '눈을 뜬' SM은 일찍이 슈퍼주니어에 중국인 멤버 한경을 포함시키고 중국 유닛을 출범시켜 현지의 폭발적인 인기를 얻었고, 엑소에 들어서는 아예 중국인 멤버들로 이뤄진 엑소-M을 같이 활동시킬 만큼 한국과 중국을 동시에 공략하고 있다.
미국 본격진출에 나선 YG는 중국진출에도 공격적이다. 홍콩에 YG아시아를 마련한 YG는 자회사로 YG베이징을 설립했다. 이를 통해 중국에서 대대적인 오디션을 개최할 예정. 최근 K플러스 등 모델 에이전시에 투자를 진행한 것도, 향후 명품 패션 시장의 메카가 될 중국 시장 공략을 염두에 둔 것이라는 풀이다.
JYP도 중국인 멤버가 포함된 미쓰에이를 선두로 중국 활동을 병행하고 있다. 미쓰에이는 "중국은 매우 넓은 지역에서 프로모션을 많이 해야 하기 때문에 반응이 금방 오진 않지만, 조금씩 팬들이 늘고 있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큐브도 중국 아이돌 프로듀싱에 참여하며 중국 시장의 반응을 살피고 있으며, FNC도 최근 중국 지사를 설립했다.
# 초기 진입은 쉽지 않아..예상보다 고비용
그러나 중국 진출이 원만하지만은 않다는 게 가요계 중론이다. 예상보다 자리를 잡기가 쉽지 않다는 것. 한번 사랑 받으면 '의리'가 있지만, 그 위치까지 가는 게 다른 나라보다 훨씬 더 오래 걸리는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최근 중국에선 국내 가수의 공연들이 잘되지 않는다는 소식이 가요계 널리 퍼진 상태. 공연을 개최했지만, 예상보다 저조한 성적을 거둔 한 가요관계자는 "단순히 국내 인기가 높다고 즉각 진입할 수 있는 시장은 아니었다"면서 "보다 오랫동안 현지에 머무르면서 팬들과의 스킨십이 선행돼야만 성공적인 진입이 가능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 시장을 포기할 수 없는 만큼, 앞으로 중국 현지 활동 빈도를 높이겠다는 방침이다.
불법 복제는 모두가 고민하고 있는 문제. 가수 관련 용품의 카피 제품이 버젓이 팔려나가고 있지만 손을 쓰기 쉽지 않다. 이를 위한 대책도 고심하고 있는 중. YG엔터테인먼트는 팬들이 정품을 보다 쉽게 구할 수 있게 YG이샵 차이나를 설립, 대책을 마련했다.
사업 파트너를 구하는 것도 만만치 않다. 본격 진출을 앞두고 시장 조사가 한창인 한 가요기획사 고위 관계자는 "사실 중소기획사는 SM, YG 등 대형기획사가 먼저 길을 뚫는 것을 보고 조심스럽게 움직이는 전략일 수밖에 없다. 그래서 이제 시장 조사에 나서고 움직이는 단계"라면서 "그런데 중국은 10번 사기를 당하고 11번째에 성공하는 시장으로 통하더라. 믿고 함께 일할 수 있는 중국 파트너를 찾는 게 쉽지 않아 계속 딜레이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공연을 개최한 관계자도 "파트너 쪽에 문제가 있으면 여러 제약이 겹치면서 공연이 절대 성공할 수 없는 구조더라"면서 "믿을만한 파트너를 구하는 게 선행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rinn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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