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명만 잘해서는 이길 수가 없다. 조성민(31)도 터지고 전태풍(34)도 살아나야 한다.
정규리그 4위 인천 전자랜드와 5위 부산 KT의 2013-2014시즌 KB국민카드 프로농구 6강 플레이오프 1차전이 12일 오후 7시 홈구장 인천삼산체육관에서 펼쳐진다. 5전 3선승제의 플레이오프에서는 1차전이 매우 중요하다.
특히 원정팀 KT의 경우 1차전을 내주면 매우 어려워진다. KT는 부산에서 치르는 3,4차전을 이기더라도 5차전을 인천에서 해야 한다. 진이 빠진 상태서 1위 팀 LG를 4강에서 만나는 것은 서로가 원치 않는 부분이다. 이 때문에 전자랜드와 KT는 1차전을 잡기 위해 사력을 다할 것으로 보인다.

KT는 두말할 필요 없이 조성민이 터져야 산다. 그는 LG와의 시즌 최종전에서 3점슛 8방을 포함해 29점을 올렸다. 프로농구 최고슈터의 자존심을 살렸다. 특히 승부처에서 자세가 무너진 상태에서도 조성민이 던지는 슈팅은 족족 림을 갈랐다. 수비수가 바짝 달라붙으면 더 힘을 내는 조성민이다. 그래서 무섭다. 조성민이 16점 이상을 올린 경기서 KT는 전자랜드에 2승 1패로 앞선다. 반면 조성민이 한 자릿수 득점으로 부진했을 때는 1승 2패다.
전자랜드에서는 ‘수비 귀신’ 이현호가 조성민에게 바짝 붙을 것으로 보인다. 스텝이 좋은 선수가 그림자처럼 찰싹 붙거나, 높이가 좋은 김상규가 마크하는 등 다양한 방법이 나올 수 있다. 이현호는 “조성민을 꼭 막겠다. KT에게는 2분 남기고 10점을 이겨도 불안하다. 조성민은 언제 던질 줄 몰라 항상 긴장해야 한다. 2년 전 0.7초를 못 버티고 5차전서 졌다. 그 경험을 바탕으로 이번에는 실수 없이 하겠다”고 선언했다.
조성민은 집중견제에 시달릴 것이 자명하다. 이 때 다른 선수들이 해결해줘야 조성민도 숨통이 트인다. 전태풍이 해줘야 한다. 최근 전태풍은 지독한 슬럼프다. 6라운드 평균 6.3점, 4.3어시스트로 부진했다. 자신을 믿고 4 대 4 트레이드를 단행한 전창진 감독을 볼 낯이 없다. 다행히 전태풍은 KT이적 후 치른 전자랜드전 3경기에서 10.3점, 5리바운드, 6어시스트로 나쁘지 않았다. KT가 이기려면 전태풍이 박성진과의 가드싸움을 압도해야 한다.
전창진 감독은 “미쳐줄 선수가 전태풍밖에 없다. 본인이 우리 팀에 맞추려고 고민하고 있다. 플레이오프에서 자기가 하고 싶은 농구를 다 보여주길 바란다”면서 제자의 부활을 애타게 기대하고 있다.
전태풍은 KCC에서 뛰었던 지난 2011년 우승까지 해본 경험이 있다. 그 때의 신바람 농구를 되찾아야 한다. 전태풍은 “부진은 감독이 아닌 내 문제다. 이번 시즌 내 플레이가 떨어졌다. 자신감 잡고 잘 뛰어서 전자랜드전에서는 다른 색깔 보여줘야 한다. 우리팀이 얼마나 좋은 강팀인지 보여주겠다. KT를 이기면서 4강에 가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전태풍과 조성민의 백코트는 프로농구 최고를 자랑한다. 하지만 현재까지 이름값에 어울리는 폭발력이 나오지 않았다. 과연 전자랜드와의 중요한 결전에서는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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