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회’의 안판석 PD가 드라마에 대해 ‘심플하지만 모든 이의 자화상을 담은’ 작품이라고 표현했다.
안판석 PD는 12일 서울 중구 순화동 호암아트홀에서 열린 JTBC 새 월화드라마 ‘밀회’(극본 정성주, 연출 안판석) 제작발표회에서 “겉으로 보면 심플해 보이지만 알고 보면 나와 연관돼 있는 드라마다”고 밝혔다.
‘밀회’를 20살의 순수한 때 묻지 않은 청년과 40살의 순수가 손상된 여자의 사랑 얘기라고 표현한 안판석 PD는 “20살 미혼 청년과 40살의 유부녀가 연애를 한다고 하면 40살의 여자는 돌 맞을 일이다. 사회가 가만 두지 않는다. 사회의 통념으로 보면 우리가 세상을 살아가는데 있어 윤리학으로 보면 쳐 죽일 죄를 저질렀는데 다른 문맥으로 보면 그 여자는 살아오면서 학교 들어갈 때 취직할 때 연애, 결혼할 때 모든 순간에 안전한 선택을 하며 살아온 여자다”고 설명했다.

이어 “순수하게 ‘내가 좋아하는 남자랑 사귀어서 결혼 했는가’, ‘내가 좋아하는 일을 찾아서 선택했는가’, ‘나는 과연 내 옆에 있는 사람을 사랑하는가’ 보면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다”며 “다른 식으로 풀어서 보면 우리는 살아가면서 모두 더럽게 머리를 굴리고 살아간다”고 말했다.
안판석 PD는 “40살의 오혜원은 안전한길을 잘 선택해서 인생을 죄 없이 잘 살아왔다. 그런 걸 보면 더럽게 머리만 굴리고 살아온 거다. 죽을 때까지 잘 살아왔으면 되짚어볼 기회가 없었을 텐데 돌 맞을 일을 저지른다”며 “아이러니컬하게도 그 과정을 통해서 나를 돌아볼 수 있게 되고 안전하게 살아오고 윤리적으로 살아온 것 같은데 결국 문제가 많은 인간인 걸 알게 되는 거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사회적으로 보면 적당히 세상 속에서 안전하게 살아온 우리들의 자화상이 아닌가”며 “알고 보니 여기 앉아 있는 나와 연관이 돼 있는 얘기다”고 말했다.
한편 ‘밀회’는 우아하고 세련된 커리어우먼으로 살던 오혜원(김희애 분)과 자신의 재능을 모르고 평범하게 살아가던 천재 피아니스트 이선재(유아인 분)의 사랑을 그린 감성적인 멜로드라마. 혜원이 급작스럽게 빠져든 사랑으로 인해 느껴지는 설렘과 화보 같은 인생이 찢기는 듯한 불길함의 기로에 서게 되면서 벌어지는 일들이 그려진다. 오는 17일 오후 9시 55분. 첫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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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송이 기자 ouxou@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