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현대가 지옥의 멜버른 빅토리 원정길서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전북은 12일(한국시간) 오후 호주 도크랜드 스타디움서 열린 2014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 조별리그 2차전 원정 경기서 이동국의 2골에 힘입어 멜버른 빅토리 FC와 2-2로 비겼다.
아쉬운 무승부였다. 전북은 선제골을 내준 뒤 이동국의 2골로 역전에 성공했으나 막판 집중력이 부족했다. 지옥의 원정길 첫 경기서 눈앞에 왔던 승리를 놓쳤다.

ACL 개막전이었던 요코하마 F. 마리노스전에서 3-0으로 완승을 거뒀던 전북은 이날 무승부로 1승 1무(승점 4)를 기록하며 1경기를 덜 치른 광저우 에버그란데(승점 3)에 앞서 선두를 유지했다.
전북은 이날 주장 이동국을 필두로 레오나르도 이승기 한교원이 뒤를 받쳤다. 권경원과 최보경이 중원을 구축했고, 포백라인은 왼쪽부터 박원재 윌킨슨 이강진 이규로가 형성했다. 골키퍼 장갑은 최은성이 차지했다.
전북은 경기 초반 멜버른에 주도권을 내줬다. 이른 시간 절체절명의 위기를 넘겼다. 전반 11분 굴절된 공이 바바로시스에게 연결되며 골키퍼와 일대일 찬스를 잡았지만 오른발 슈팅이 골대를 살짝 빗나가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전반 29분 아쉬운 장면이 나왔다. 레오나르도가 이동국의 패스를 받아 아크 서클 근처에서 강력한 오른발 감아차기 슈팅을 날렸지만 크로스바를 때렸다.
전북은 기세를 올리던 중 일격을 맞았다. 전반 31분 오른쪽 측면에서 올라온 날카로운 프리킥을 장신 수비수인 니콜라스 안셀이 헤딩 선제골로 연결하며 전북의 골망을 흔들었다.
전북도 전반 37분 페널티 박스 안에서 간접프리킥을 얻어내며 곧바로 기회를 잡았다. 하지만 이승기의 패스를 받은 이동국의 강력한 오른발 슈팅이 수비수에 맞고 나가며 무위에 그쳤다.
전반 42분엔 가장 위협적인 찬스를 만들어냈다. 오른쪽 측면에서 올라온 이승기의 프리킥을 최보경이 정확히 머리에 맞혔지만 상대 골키퍼의 선방에 막혔다.
후반 들어 전북의 닥공이 시작됐다. 후반 6분 이동국이 머리로 떨궈준 공을 이승기가 논스톱 왼발 슈팅으로 연결했지만 골키퍼 선방에 막혔고, 이어진 코너킥 찬스서 한교원의 헤딩 슈팅도 크로스바를 살짝 넘어가며 아쉬움을 삼켰다.
최강희 감독은 후반 13분 수비형 미드필더 권경원 대신 공격형 미드필더 마르코스를 투입하며 앞선을 강화했다. 전북은 점유율을 더욱 높여가며 주도권을 잡은 채 공격 앞으로를 외쳤다. 후반 26분 이동국이 페널티 박스 안에서 정확히 컨트롤한 뒤 슈팅을 날렸으나 골키퍼 벽을 넘지는 못했다.
후반 31분 기다렸던 만회골이 터졌다. 이승기의 날카로운 오른발 중거리 슈팅을 골키퍼가 쳐냈고, 이동국이 깔끔한 리바운드 슈팅으로 열리지 않던 멜버른의 골망을 흔들었다.
기세가 오른 이동국은 3분 뒤 통렬한 중거리 슈팅을 꽂아넣었다. 골대 먼 지역에서 공을 잡아 지체없이 오른발 중거리 슈팅을 때렸고, 골대 구석으로 빨려들어가는 통쾌한 역전골을 성공시켰다.
하지만 기쁨도 잠시 후반 36분 동점골을 내줬다. 발 빠른 바바로시스가 오른쪽 측면을 완전히 허물었고 최은성 골키퍼의 다리 사이로 밀어넣으며 2-2 동점을 만들었다.
전북은 이후 교체투입된 박세직과 이동국, 레오나르도 등을 앞세워 결승골을 집어넣기 위해 혼신의 힘을 다했다. 하지만 굳게 닫힌 멜버른의 골문은 더 이상 열리지 않았고, 결국 승점 1점 획득에 만족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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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