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태풍이 신바람 난 비결 ‘포웰과 트래쉬토킹’
OSEN 서정환 기자
발행 2014.03.12 21: 44

전태풍(34, KT)이 오랜만에 신바람 나는 농구를 했다. 특유의 공격성이 플레이오프에서 터졌다.
부산 KT는 12일 오후 7시 인천삼산체육관에서 벌어진 2013-2014시즌 KB국민카드 프로농구 6강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인천 전자랜드에 69-67로 승리를 거뒀다. 이로써 KT는 5전 3선승제로 치러지는 6강 시리즈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령하게 됐다. 역대 6강 시리즈 중 1차전 승리팀이 4강에 오른 확률은 무려 94.1%에 달한다.
경기 전 전창진 감독은 걱정이 많았다. 공격이 지나치게 조성민 위주로 단조롭게 흘러갈 것을 우려한 것. 이럴 경우 수비가 조성민에게 집중되고, 조성민의 체력도 금방 떨어진다. 다른 선수들이 조성민의 부담을 덜어줘야만 했다.

승부처는 전태풍과 후안 파틸로였다. 전창진 감독은 전태풍의 파트너로 김우람을 붙였다. 전태풍의 체력과 수비부담을 최대한 덜고, 공격력을 극대화시키기 위해서였다. 전 감독은 전태풍에게 “네 마음대로 한 번 해봐”라며 힘을 실어줬다.
전태풍은 기대에 보답했다. 1쿼터부터 두 방의 3점포를 꽂은 전태풍은 신이 났다. 송영진과 민성주의 궂은일로 속공의 활로도 뚫렸다. 전태풍은 질풍같이 질주해 직접 마무리를 짓거나 파틸로에게 패스했다. 1쿼터 종료와 동시에 아이라 클라크에게 준 노룩패스는 덩크슛으로 연결됐다. 전태풍은 전반에만 8점을 올렸다.
‘양날의 검’ 파틸로도 터졌다. 개인기와 운동능력을 십분 활용한 파틸로의 1 대 1 공격은 위력적이었다. 아무도 혼자서 제어하지 못했다. 파틸로는 조성민을 의식해 섰던 전자랜드의 지역방어를 혼자 깨부쉈다. 팀 수비 이해도가 떨어지는 본인의 단점을 공격으로 상쇄하고도 남았다. 파틸로는 23점을 터트렸다.  
전창진 감독은 “파틸로가 팀 수비를 못한다. 코트에서 쉬는 시간이 많아 공격리바운드 가담이 적다. 미들슛만 쏘는 나쁜 버릇을 많이 혼냈다”고 밝혔다. 파틸로는 전반에 4개의 공격리바운드를 잡았다. 돋보이는 변화였다. 이날 전태풍은 10점, 4리바운드, 3어시스트로 활약했다.
맹활약의 비결은 다름 아닌 리카르도 포웰과의 트래쉬토킹이었다. 전태풍은 “포웰이 나에게 트래쉬토킹을 엄청 했다. 우리한테 3-0으로 이긴다고 이야기했다. 그래서 약간 돌았다. 후반에 지쳐서 계속 유지를 못했다. 다음 경기서 다시 해야 한다”면서 오히려 포웰에게 고마워했다.
전태풍은 경기 전에도 “포웰을 15점으로 막겠다”고 선언했었다. 하지만 이날 포웰은 32점을 폭발시켰다. 전태풍은 “포웰 수비는 내 책임 아니에요. 파틸로와 클라크 잘못이야”라면서 책임을 미뤘다. 옆에 있던 파틸로는 “누가 15점으로 막는다고 했는데? 너야?” 라면서 웃었다. 전태풍은 “이겼으니까 됐어”라며 얼버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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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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