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에라고 자리 정해진 것 아니다".
한화는 1루수 김태균과 2루수 정근우를 제외하면 전 포지션에서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그 중에서도 외야가 가장 뜨거운 경쟁이 전개되는 중이다. 지난 8~9일 SK와 시범경기 개막 2연전에서도 고정된 외야없이 여러 선수들이 번갈아가며 테스트를 받았다.
변수라면 역시 외국인선수 펠릭스 피에(29)다. 지난달 초 일본 오키나와 스프링캠프 도중 왼쪽 엄지손가락 통증을 호소하며 2군으로 내려갔던 그는 9일부터 1군에 합류했지만 이 기간 동안 아직 실전경기 경험을 쌓지 못했다. 김응룡 감독도 피에가 빨리 경기에 뛰길 바라고 있다.

김 감독은 "피에라고 해서 주전으로 정해진 것 아니다. 경기는 커녕 훈련도 제대로 안 된 상태다. 외국인선수라고 해서 무조건 자리를 보장하는 건 없다. 우리 외야에 뛸 선수가 많다"고 말했다. 일종의 경고성 발언으로 피에가 시즌 전 적응 과정을 반드시 거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감독은 "투수와 달리 타자는 공을 보고 적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스프링캠프 연습경기를 치르지 못한 상태이기 때문에 시범경기에서 최대한 많이 나와 경기를 치러야 한다는 생각. 그래서 김 감독은 지난 9일 경기전 이례적으로 피에에게 직접 다가가 출전 여부를 물어보기도 했다.
피에는 자신감을 드러내고 있다. 그는 "손가락 상태가 점점 좋아지고 있다. 훈련할 때마다 나아지는 게 느껴진다. 경기에 나갈 몸 상태가 거의 됐지만 아직 날이 춥고 실전같은 주루 플레이를 한지 오래됐다"며 "2군에 있을 때도 한 손으로 배팅하며 러닝과 하체근력 훈련으로 몸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외야가 넓은 대전구장이 발 빠른 내게 잘 맞을 것으로 기대한다. 2루타가 될 수 있는 타구를 다이빙캐치로 잡아내는 모습을 많이 보여주겠다. 하루빨리 이곳에서 뛰고 싶다"며 한국야구 적응과 관련해서도 "경기를 뛰다 보면 알게 될 것이다. 환경은 달라도 같은 야구이고 적응이 관건"이라고 자신했다.
피에는 빠르면 이번주부터 시범경기에 본격적인 모습을 드러낼 전망. 김응룡 감독은 "우리팀 외야수들이 많다. 7~8명 정도가 있다. 자리를 빼앗기지 않기 위해 열심히 하고 있다. 불안해서 밤에 잠도 자지 못할 것"이라며 경쟁을 부추겼다. 피에 역시 마찬가지. 김응룡 감독 특유의 무한 경쟁은 외국인선수도 절대 예외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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