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극도 되고, 코믹도 된다. ‘앙큼한 돌싱녀’ 주상욱과 이민정이 극과 극을 오가는 감정의 롤러코스터를 타면서 안방극장을 울렸다가 웃기고 있다.
두 사람은 현재 MBC 수목드라마 ‘앙큼한 돌싱녀’에서 각각 이혼 후 벤처사업가로 성공한 차정우와 전 남편에 대한 복수심에 유혹에 돌입하는 전 처 나애라를 연기한다. 로맨틱 코미디 장르인 이 드라마는 서로에 대한 오해로 각각의 복수심을 가지고 있는 두 남녀가 성장하고 재결합하는 과정을 담는다.
전 남편을 꼬시려는 여자 애라와 애라에 대한 오해로 막말을 서슴지 않으면서도 자꾸 신경을 쓰는 남자 정우의 감정이 유쾌하면서도 짠하게 담기고 있다. 지난 12일 방송된 ‘앙큼한 돌싱녀’ 5회는 이 같은 널뛰기 감정을 보이고 있는 배역을 연기한 주상욱과 이민정의 연기가 인상적이었다.

이날 애라는 자신을 속물로 취급한 정우를 골탕 먹이기 위해 과거 굴욕 사진을 사내 게시판에 올리고, 알레르기를 유발하는 백합을 들이밀었다. 덕분에 정우는 하루 종일 회사에서 얼굴을 구겨야 했다. 애라에게 화해의 손길을 내밀었지만 어림도 없는 일. 두 사람은 마치 톰과 제리를 보는 듯 티격태격 싸우느라 정신이 없었다. 이 과정에서 애라 앞에서만 ‘찌질해지는’ 정우와 전 남편에 대한 귀여운 복수로 장난기 가득한 애라의 표정을 보는 재미가 상당했다.
주상욱과 이민정의 생동감 넘치는 코믹 표정 연기는 웃음이 터지기 일쑤. 대사를 찰지게 소화하는 한편, 마치 만화를 보는 듯 일그러졌다가 펴졌다 하는 표정은 정우와 애라라는 인물을 즐겁게 만들었다. 그렇다고 두 배우의 연기가 과하진 않았다. 코믹하면서도 정돈된 연기로 캐릭터의 맛을 살리면서도 시청자들의 거부감을 유발하지 않았다.
이 드라마가 웃긴 이야기만 있는 게 아니라 한 회에도 코믹과 진지를 수없이 오고가는 게 사실. 이날 역시 정우 옆에 있는 새로운 여자 국여진(김규리 분)을 심란하게 쳐다보는 애라의 감정은 애틋했다. 애라와의 재회를 후회하며 복잡 미묘한 표정을 짓거나 여진에게 살갑게 대하는 정우의 모습은 정극 속 멋있는 ‘백마탄 왕자님’이었다.
‘앙큼한 돌싱녀’는 코믹한 장면으로 재미를 살리고, 진지한 이야기로 공감을 형성하는데 있어서 쉴 틈이 없는 드라마. 속도감 있는 전개를 위해 화면 전환이 빠른 특성을 보이고 있다. 때문에 배우들의 널뛰는 감정 연기가 중요한데 주상욱과 이민정은 중심점을 잡고 연기에 몰입하고 있다. 덕분에 감정 기복이 심한 캐릭터를 자연스럽게 소화하고 있다는 호평이 이어지고 있다.
현재 ‘앙큼한 돌싱녀’는 이혼한 전 부부 정우와 애라가 앙숙 관계를 형성하고 있는 가운데 여진과 그의 동생 국승현(서강준 분)이 두 사람과 각각의 로맨스를 형성하며 4각 관계 조짐을 보인다. 정우와 애라가 오해를 풀고 화해하는 과정에서 여진과 승현이 어떤 갈등 요소로 흥미를 자극할지도 지켜보는 재미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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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큼한 돌싱녀’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