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인 활용법에 대한 KIA의 2가지 고민
OSEN 조인식 기자
발행 2014.03.13 06: 52

외국인 선수 활용법에 대한 KIA 타이거즈의 고민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KIA를 제외한 나머지 8개 팀들은 모두 1명의 타자와 2명의 선발투수로 외국인 선수 자리 3곳을 채웠다. 2명의 투수가 모두 선발이기 때문에 등판하는 경기가 겹치지 않아 3명 보유 2명 출전이라는 규정도 걸림돌이 되지 못한다.
하지만 KIA는 약간 다르다. 하이로 어센시오가 마무리를 맡을 예정인 KIA는 데니스 홀튼이 선발로 나설 경우 타자인 브렛 필과 어센시오 중 1명을 경기에 내보낼 수 없다. 홀튼이 등판하는 날에 KIA는 뒷문 불안을 안고 가거나 공격력 손실을 감수하는 수밖에 없다.

KIA의 선동렬 감독은 우선 어센시오를 우선순위에 올렸다. KIA 부임 이후 지난 2년간 불펜이 흔들려 고생했던 만큼 KIA는 뒷문 위험부담을 안고 가기 힘들다. 12일 넥센과의 경기 전 외국인 선수 활용법에 대해 선 감독에게 묻자 “홀튼이 던지는 날에는 필이 빠질 공산이 크다고 봐야 한다”라고 말했다.
외국인 선수 활용폭을 넓히기 위해서는 불가피한 선택이다. 홀튼의 선발 등판 경기에서 필이 먼저 나가면 어센시오는 출전의 길이 무조건 막힌다. 하지만 필을 벤치에 앉혀두면 팀이 8회까지 앞설 경우 어센시오를 등판시킬 수 있고, 끌려가는 상황이라면 필요할 때 필을 투입해 추격에 나설 수 있다. 우선은 필을 아껴야 팀의 전술 운용 폭이 커진다.
그리고 선 감독이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다른 방법이 있을 수도 있다. 홀튼의 선발 등판이 예정된 경기라 해도 이미 어센시오가 2~3일 연투를 한 상황이라면 KIA는 어센시오에게 휴식을 주고 필을 라인업에 포함시킬 수 있다.
물론 홀튼이 선발투수로 나오지 않는 날은 자유롭게 필을 쓸 수 있다. KIA는 가능하면 필을 외야수로 활용하겠다는 방침이다. 선 감독은 “필이 외야로 가면 엔트리 걱정이 덜한 편인데, 내야에만 있으면 (팀이)조금 힘들다. 광주에 가면 외야에 많이 내보낼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필은 다시 선 감독을 고민에 빠지게 만들고 있다. 외야를 전전하던 3경기에서는 10타수 무안타에 그쳤던 필은 익숙한 포지션인 1루수로 처음 나선 12일 경기에서는 4타수 3안타 1타점으로 불방망이를 뽐냈다. 전적으로 수비 포지션의 영향은 아니겠지만, 주 포지션에서 활동할 때 경기에 임하는 마음가짐이 편해지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공격력 극대화를 위해서라면 필을 외야수로 활용하는 방법을 포기하기도 쉽지 않다. 필이 외야수로 뛸 수 있다면 김주형을 1루에 넣을 수 있고, 외야의 남은 두 자리와 지명타자 자리를 놓고 김주찬, 신종길, 이대형, 나지완 등을 경쟁시킬 수 있다. 필이 1루로 선발 출장 할 경우 김주형은 선발에서 제외될 확률이 크다.
2가지 고민 중 1가지 고민은 홀튼 선발 때 필을 쉬게 하는 것으로 상당부분 정리가 됐으나, 남은 하나의 고민은 아직 해결되지 않았다. 관건은 필의 외야수비다. 필이 좌익수나 우익수로도 생존할 수 있다는 확신을 준다면 KIA의 고민은 해결된다. 하지만 반대일 경우 선 감독의 고심은 깊어질 수밖에 없다. KIA는 남은 경기에서 필의 외야 수비를 주목할 수밖에 없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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