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친 선수가 나와 줘야 이길 수 있다. 단기전 플레이오프의 필승공식이다.
2013-2014시즌 KB국민카드 프로농구 정규리그 3위 서울 SK와 6위 고양 오리온스의 6강 플레이오프 1차전이 13일 오후 7시 잠실학생체육관에서 펼쳐진다. 전날 치러진 전자랜드 대 KT의 1차전은 시사하는 바가 많았다. 경기는 다르지만 공통적으로 플레이오프에서 미친 선수가 나와야 기선을 제압할 수 있다.
▲ 헤인즈 의존으로 이길 수 없다

전자랜드는 리카르도 포웰이 32점을 터트렸지만 졌다. 포웰은 4쿼터 전자랜드가 넣은 11점을 홀로 책임졌다. 9.9초를 남기고 마지막 순간에도 공을 소유했다. 넣으면 영웅, 못 넣으면 지는 플레이는 위험부담이 너무 컸다. 전자랜드는 정영삼이 11점을 넣었을 뿐 국내선수들이 부진했다.
SK가 새겨들어야 할 대목이다. SK 역시 애런 헤인즈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팀이다. 아무리 헤인즈 혼자 터져도 국내선수들이 부진하면 답이 없다. 김선형 뿐만 아니라 박상오, 김민수, 변기훈 등 다른 선수들도 꾸준히 득점을 터트려줘야 승산이 커진다. 지난 시즌 정규리그 우승팀 SK는 챔프전에서 모비스에게 연속 4패로 무너졌다. 당시의 교훈을 잊어서는 안 된다.

▲ 허일영·성재준, 중요할 때 한 방 터트릴까
KT의 결정적 승인은 의외의 한 방이었다. 4쿼터 에이스 조성민과 ‘2군 출신’ 김우람이 터트린 연속 3점슛이 승부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오리온스에서는 허일영과 성재준이 그 역할을 맡아줄 수 있다. 특히 허일영은 지난 2월 11일 SK와의 시즌 5차전에서 개인최다 31점을 퍼붓고도 이기지 못한 뼈아픈 경험이 있다. 허일영은 복수의 칼날을 갈고 있다.
오리온스의 강점은 3점슛 능력이 있는 장신포워드진이다. 최진수, 김동욱, 허일영, 앤서니 리처드슨 등 누구나 한 방을 갖고 있다. 8연승을 구가할 때 오리온스는 누구와 붙어도 해볼 만한 강팀이었다. SK 역시 오리온스 장신군단이 부담될 수밖에 없다.
어차피 주요 전력들의 득점력은 비슷하다. 중요할 때 터지는 한 방이 승패를 가른다. 오리온스에서는 허일영과 성재준이 역할을 해줘야 한다. 추일승 감독은 “허일영의 몸상태가 좋다. SK전에서 미칠 선수로 허일영을 꼽겠다”며 기대감을 보였다.

▲ 비밀무기 박승리, 에이스 킬러 역할?
KT 김우람은 정영삼을 11점으로 꽁꽁 묶으며 수비에서도 큰 역할을 했다. 공격 못지 않게 수비에서 상대를 조이는 의외의 선수가 나와야 한다. 문경은 감독은 박승리에게 기대고 있다. 대인방어가 뛰어난 박승리는 문태영 등 득점력이 뛰어난 선수를 전담으로 맡아왔다. SK는 앤서니 리처드슨, 허일영 등 위력적인 선수에게 박승리를 붙일 가능성이 있다.
오리온스의 약점은 가드진이다. 주전가드 이현민은 중요한 순간에 실책이 잦다. 조효현과 한호빈은 큰 경기 경험이 적다. 반대로 SK는 강력한 압박을 통해 오리온스의 약점을 집요하게 물고 늘어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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