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내야수 출신이라 척 보면 안다".
류중일 삼성 라이온즈 감독은 잘 알려진대로 현역 시절 최고의 유격수로 명성을 떨쳤다. 유격수 출신 감독답게 내야수를 바라보는 시선이 특별할 수 밖에. 경기 전 취재진과 이야기를 나누다가 내야수들의 수비에 한 마디 던지기도 한다.
외국인 타자 야마이코 나바로는 올 시즌 삼성 내야진의 새 얼굴. 내야 전 포지션을 소화 가능한 나바로는 무릎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한 조동찬 대신 주전 2루수로 나설 예정이다.

류중일 감독은 12일 SK와의 시범경기를 앞두고 나바로에 대한 이야기를 꺼냈다. "나도 내야수 출신이라 척 보면 안다"는 류중일 감독은 "나보다 못하는데 성에 차지 않는다"고 껄껄 웃었다.
좀 더 잘 했으면 하는 류중일 감독의 바람이 엿보였다. 이어 "나바로가 메이저리그 경력이 있으니 뭔가 보여주려고 한다. 그래서 계속 천천히 하라고 그런다"고 덧붙였다.
전천후 내야수 나바로의 주포지션은 유격수. 외야 수비도 가능하나 확실한 믿음을 줄 만큼은 아니라는 게 류중일 감독의 설명. 팀내 희소 가치가 높은 오른손 타자인 나바로는 12일 현재 타율 2할2푼2리(9타수 2안타) 1득점 1도루를 기록 중이다.
배트 스피드와 컨택 능력은 합격점에 가깝지만 장타 욕심이 크다는 게 아쉬운 부분. 류중일 감독이 나바로와의 내기에서 홈런 부문을 제외시킨 이유도 이 때문이다.
시계를 3년 전으로 돌려 보자. 류중일 감독은 메이저리그 출신 외국인 타자 라이언 가코가 제 몫을 해주기를 바라는 의미에서 '나믿가믿'(나는 믿을 거야 가코 믿을거야)이라는 유행어를 탄생시켰다. 이번에는 '나믿나믿'이다. 누구보다 나바로의 활약을 기대하는 류중일 감독이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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