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프링캠프를 완주하지는 못했지만 분명 의미가 있는 시기였다. 최지만(23, 시애틀 매리너스)이 장기적인 팀의 기대치를 확인하며 다음을 기약했다. 언론들의 평가도 나날이 좋아지고 있다. 주목해야 할 선수로도 뽑히며 주가의 상승세를 확인했다.
시애틀 매리너스는 12일(이하 한국시간) 팀의 스프링캠프에 참여하고 있던 11명의 선수를 정리했다고 발표했다. 이 중 5명은 구단 산하 트리플A팀인 타코마로 향하는데 최지만의 이름도 포함됐다. 두 차례 로스터를 정비한 시애틀은 초청선수 12명을 포함한 44명의 로스터로 남은 시범경기 일정에 임한다.
메이저리그 스프링캠프에서 실전까지 치르고 있던 최지만이었다. 성적도 좋았다. 시범경기 10경기에서 타율 3할6푼4리(11타수 4안타), 3타점을 기록했다. 출루율은 4할1푼7리, 장타율은 4할5푼5리였다. 시범경기 성적이기는 하지만 주로 대타로 나서 컨디션 조절이 쉽지 않았음을 고려하면 기대 이상의 성과였다. 이런 상황에서 트리플A행은 다소 아쉬운 결과일 수도 있다.

하지만 어차피 개막 로스터 진입을 예상한 것은 아니었다. 현재 시애틀은 저스틴 스목이 주전 1루수로 버티고 있다. 백업으로는 로건 모리슨이 대기한다. 다른 수비 포지션이 없는 최지만의 자리가 마땅치 않았다. 하지만 현역 메이저리거들과 함께 뛰며 소중한 경험을 쌓았고 시범경기에서 비교적 강한 인상을 남겼다. 실전 기회가 더 많은 트리플A에서 뛰며 다음을 기약하는 것이 나을 수도 있다.
평가도 점점 좋아지고 있다. 미 유력매체인 ‘USA투데이’는 12일(이하 한국시간) 을 발표했다. 덜 알려지거나 메이저리그(MLB) 경력이 짧은 선수들을 대상으로 한 ‘라이징 스타’의 개념이 좀 더 강한데 최지만은 전체 97위에 올랐다. ‘USA투데이’는 최지만에 대해 시애틀의 약점 중 하나인 1루 포지션을 보완할 장기적 대안으로 호평했다.
‘USA투데이’는 “22살의 최지만은 지난해 세 번의 승격을 거쳐 트리플A 무대까지 올라왔다. 타석에서의 침착함이 예전의 몇몇 실망스러운 부분보다 나아졌다”고 상승세를 짚었다. 이어 ‘USA투데이’는 “최지만이 강력한 힘을 보여주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마이너리그 레벨에서 꾸준히 4할 이상의 출루율을 기록하고 있다. 존 올러루드의 복제물로 성장할 수 있다면 시애틀의 1루 약점을 메울 수 있는 선수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2000년부터 2004년까지 시애틀에서 뛰었던 올러루드는 부드러운 스윙을 구사하는 타격왕 출신의 1루수다. 좌타자라는 점과 포지션이 닮아있다. 많은 홈런보다는 정교함과 높은 출루율로 팀에 공헌했던 선수인데 최지만의 성장 지향점에 맞닿아있는 스타일이기도 하다.
당장 시애틀은 주전 1루수로 거론되는 스목의 지난해 타율은 2할3푼8리, 출루율은 3할3푼4리에 머물렀다. 최지만이 좀 더 타격을 가다듬을 수 있다면 기회가 올 수 있다는 결론이다. 빠르면 시즌 중반, 늦어도 확대 엔트리 시점에는 MLB 무대에 모습을 드러낼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또 하나의 메이저리거 출현 시점이 점점 다가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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