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수목드라마 ‘앙큼한 돌싱녀’(극본 이하나 최수영 연출 고동선 정대윤)는 어떻게 보면 로맨틱 코미디의 공식 안에서 벌어질 법한 일들이 벌어지는 평범한 드라마다. 그럼에도 보고 있자면 터져나오는 웃음을 멈출 수 없다. 가차 없이 망가지는 두 주연 배우의 열연 덕분이다.
지난 12일 방송된 ‘앙큼한 돌싱녀’에서는 자신을 속물로 취급한 전남편 차정우(주상욱 분)를 골탕 먹이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나애라(이민정 분)의 모습이 그려졌다. 현재 나애라는 전남편 차정우에게 복수를 하기 위해 그의 회사에 인턴사원으로 취직한 상황.
이날 나애라는 차정우의 과거 굴욕 사진을 사내 게시판에 올리는가하면 알레르기를 유발하는 백합을 들이밀어 차정우를 골탕 먹였다. 그 때문에 정우는 평소의 카리스마 있는 모습을 벗어나 온라인에 돌아다니는 과거 사진을 보고 절규해야했고, 회의 시간 알레르기 반응으로 인해 온 몸을 긁어야했다.

그 과정에서 서로를 물고 뜯는 두 남녀의 찰진 코미디 연기가 웃음 폭탄을 선사했다. 직원들 앞에서는 뛰어난 실력과 카리스마를 갖춘 차정우는 자신의 과거를 모두 알고 있는 전 부인 나애라 앞에서만 ‘찌질’해졌다. 자신을 비정하게 대하는 전 남편에게 분노한 나애라는 가차 없는 공격을 퍼부었고, 엉뚱한 모습으로 웃음을 안겼다.
주상욱의 경우, 뒤어난 표정 연기가 압권이다. 그는 카리스마 있는 회사 대표의 모습을 보이다가도 상황에 따라 시시각각 변하는 표정 연기로 큰 웃음을 준다. 멀끔하게 잘생긴 얼굴로 허세와 '찌질' 사이를 오가는 표정을 보여주는 주상욱의 모습은 이전의 '실장님' 캐릭터에서 한 층 발전된 모습이다.
이민정은 능청연기의 최고봉을 보여주고 있다. 백합 알레르기가 있는 전 남편에게 백합을 건네고 굴욕 사진을 올리는 등 유치한 복수극은 망가짐을 불사한 이민정의 능청스런 연기로 한 층 빛을 발한다. 더불어 이민정은 방송에서 남편 이병헌의 '단언컨대' 광고를 패러디하기도 했다. 시청자들에게 웃음을 주기 위해 그야말로 최선을 다한 것.
주상욱과 이민정은 코미디 연기에서 만큼은 완벽한 조화를 보여주고 있다. 능청스러운 이민정과 그에게 당하는 '찌질한' 주상욱. 색다른 두 사람의 모습은 '앙큼한 돌싱녀'의 시청률 상승세에 크게 일조하고 있다. 아직까지 동시간대 3위 성적을 벗어나지는 못했지만 이 드라마는 9.2%의 시청률로(13일 닐슨코리아, 전국기준) 앞으로를 기대하게 했다. 가차없이 망가진 두 배우의 열연이 끝까지 드라마에 힘을 실어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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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큼한 돌싱녀' 방송화면 캡처